경마장 이전 가시화… 경기 지자체, 유치전 재가열

도지사직인수위 ‘전담TF’ 추진
화성·시흥·안산·양평 적극 행보
세수 확보·고용 창출 기대감 속
‘대박 환상’에 행정력 낭비 우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과천 서울경마공원 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기도 시·군들의 경마장 유치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민선 9기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도 경마장 이전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주문하며 경쟁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지금까지 12개 시·군이 ‘3조원대 경제 효과’와 ‘지방세 확충’이란 달콤한 열매를 겨냥해 출사표를 던졌지만 세수 실효성 논란과 우범화 우려, 과천시의 격렬한 반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과천 마사회 시설 유치 의사를 공식화한 도내 지자체는 화성, 이천, 안산, 시흥, 양평, 의정부 등 12곳에 달한다. 특히 화성·시흥시는 마사회를 방문해 구애에 나서는 등 적극적 행보를 띠고 있다. 앞선 지방선거 당시 경마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단체장들도 있어 총력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화성시는 서해안 간척지인 화옹지구 4공구(768만㎡)를 후보지로 제시한 뒤 2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시흥시 역시 갯골 폐염전과 호조벌 주변(1200만㎡)을 내세워 시민 1만5000명의 서명부를 마사회에 전달했다. 안산시는 풍부한 자연녹지를 내세워 마사회와 접촉했고, 양평군은 용문산 사격장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가세했다.

이들이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연간 수백억원의 레저세 확보와 3000여명 일자리 창출, 배후 도로망 조기 확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당 지자체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행정력을 낭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모바일 베팅 대중화와 세법 개정 등으로 마사회를 통한 과천시의 세수 확보액은 과거 전성기(8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연평균 500억원선으로 쪼그라들었다. 교통마비와 사행성 조장 등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할 무형의 비용을 고려하면 실리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전 당사자들의 저항도 공고하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경마장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지방선거 과정에선 경마장 인프라와 연계한 세수 정상화 공약까지 내세운 터라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마사회 노조 역시 충분한 대체 부지 확보와 천문학적 이전 비용 분담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대안 제시 없이는 어떤 논의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마사회는 정부와 구체적 조율이 끝나지 않아 대상지 공모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