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국 광둥성 선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광저우나 홍콩의 배후지 정도로 여겨지던 작은 어촌이었다. 하지만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선전에는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 드론·영상 기업 DJI, 전기차 기업 BYD,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등 첨단기업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첨단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인재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기준 인구가 18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연령은 29세로 ‘젊은 도시’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중국 신화통신사에서 주관한 ‘2026년 한·중 언론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선전은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요람이었다.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기업들의 기술력은 뛰어났다. 시내 곳곳에선 시민들과 섞여 산책하는 로봇과 물품을 배달하는 드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질주하는’ 전기차 기업 BYD
BYD의 플래그십 슈퍼카인 ‘양왕 U9’을 시승할 기회도 있었다. 이 모델은 최고 시속 496㎞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몇 가지 특이한 기능도 탑재됐다. 대표적으로 도로 위 구덩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점프 기능과 제자리 360도 회전, 타이어 바람이 빠질 경우에 대비해 바퀴 하나를 들고 나머지 바퀴 3개로 주행하는 기능 등이다.
BYD 관계자는 “BYD가 가지고 있는 특허 수는 7만1000개가 넘으며, 현지 신청한 특허수도 4만6000여개에 달한다”며 “현재까지 받은 특허장을 나란히 놓으면 축구장 10개 길이가 된다”고 강조했다.
◆AI 스타트업이 모인 ‘亞 실리콘밸리’
DJI는 민수용 드론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액션캠 등 영상기기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다. 지난달 24일 방문한 DJI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최신 민수용 플래그십 드론인 ‘매빅4프로’ 시운전을 해봤다.
간단한 조작 방법을 듣고 드론을 이륙시켰다. 드론은 빠르게 홍콩 앞바다까지 날아갔고, 간단하게 장애물을 피해서 이륙 장소로 돌아왔다. 상공에서도 운전자의 표정을 담을 정도로 선명한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했다. DJI는 2015년에 스웨덴의 명품 카메라 제조사 핫셀블라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사의 드론 카메라 성능을 향상했다.
DJI 드론은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DJI 드론인 ‘플라이카트100’의 무게는 무려 55.2∼60.2㎏으로 최대 100㎏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드론 4개를 연결해 200㎏ 이상의 물건도 옮길 수 있어 건설·재난·물류현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산업용 드론 전시에선 송전선 점검과 측량, 소방, 농업 등 다양한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선전 룽강구에 위치한 로봇거리에서는 다양한 AI 로봇 스타트업의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2024년에 중국에서 최초로 조성된 로봇거리는 13개의 부스가 설치돼 있었고, 기업들은 박람회처럼 자사의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AI 기업 하이크비전(Hikvision)은 이날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쇼룸에서는 교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이상행동을 감지했다. 또한 학생들의 성적을 학급과 과목별로 학습한 뒤 학생별로 학업 성취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인에이아이오(InnAIO)는 AI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기기를 전시했다.
기자가 이날 월드컵 경기에 대해 한국어로 말하자 실시간으로 중국어와 영어로 번역됐다.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기자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InnAIO 관계자가 어려움 없이 소통이 가능했다.
다양한 로봇들은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재주를 뽐냈다. 사람 하반신 크기의 축구 로봇은 공을 차 골대에 골을 넣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들은 피아노와 드럼으로 합주했다.
인간과 흡사한 관절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춤을 추는 로봇도 있었다. 이 로봇들은 다양한 시연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쌓은 뒤 개선 과정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