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방북한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만나 양당 교류와 경제·문화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의 중국 방문 직후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의 방북이 이어지면서 북·중이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 비서와 왕 주석이 전날 평양의사당에서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조 비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거론하면서 북·중이 우호조약의 정신에 따라 “전투적 단결과 지지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 아래 양국 관계가 “새로운 활력기”를 맞았다며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력을 긴밀히 하겠다고 말했다.
왕 주석은 북·중 우호조약이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우의”를 공고히 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이룬 합의를 지침으로 삼아 양국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중국 당과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회담 배석자 구성도 눈에 띈다.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강철호 도시경영성 부상이, 중국 측에서 페이진자 퇴역군인사업부장이 배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박 총리가 방중 기간 톈진의 자원순환 시범기지와 베이징의 궤도교통 지휘센터를 둘러본 점을 들어 북한이 중국의 도시 개발·관리 모델을 살펴보는 동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이 부장의 참석은 북한 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기념시설의 공동 관리와 혁명전통교육 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왕 주석이 이끄는 중국 당·정부 대표단은 15∼17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 중이다. 대표단은 방북 첫날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를 기리는 평양 우의탑을 참배했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부는 환영 연회를 열었다.
이번 방북은 박 총리가 지난 10∼12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난 방중 일정이 끝난 지 사흘 뒤 이뤄졌다. 왕 주석이 북한을 찾은 것은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던 2005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동행한 이후 21년 만이다.
박 총리가 방중 기간 시 주석을 면담한 만큼 왕 주석도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 대표단의 김 위원장 접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과 중국은 아직 관련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