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무해한 혐오주의자

무해한 혐오주의자(함규진, 온더페이지, 1만8800원)=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혐오 표현 12가지를 분석한 책이다. ‘영포티’, ‘틀딱’, ‘문신충’, ‘캣맘’, ‘맘충’, ‘급식충’ 등 각종 멸칭이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고, 이러한 표현이 드러내는 사회적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틀니를 희화화한 ‘틀딱’에는 단순한 노인 혐오를 넘어 누구나 맞이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또 ‘영포티’라는 멸칭에는 젊지도 않은데 젊은 척한다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청년 세대의 불안, 시기심, 불신, 적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한다.

스페이스 × 마켓(정의훈, 경이로움, 2만6000원)=우주항공 애널리스트인 저자가 우주항공 산업과 그 안의 사업 영역, 각 영역의 핵심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우주항공 산업을 쉽게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로켓, 위성, 통신, 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이어지는 우주항공 산업의 구성 단계와 수익 창출 구조를 조망한다. 어떤 분야에 자금이 몰리는지, 어떤 기업이 그 흐름의 수혜를 가져가는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로켓랩 등 주목해야 할 우주항공 기업은 어디인지 등에 관한 설명도 담았다.

돈의 행성에서 살아남는 최소한의 경제학(알렉스 마야시·알렉스 골드마크, 박누리·박상현 옮김, 생각의힘)=100만명이 넘는 청취자가 있는 미국 공영라디오(NPR) 경제학 팟캐스트 ‘플래닛 머니’의 대표 에피소드와 새로운 사례를 더해 엮은 경제학 입문서다. 두 저자는 이 팟캐스트에 오랫동안 참여해온 저널리스트와 총괄 프로듀서로, 청취자의 사랑받은 에피소드를 엄선했다. 일과 커리어, 사랑과 가족, 저축과 투자, 여가 등 현대인이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5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원리를 풀어낸다. 장바구니 물가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은퇴 준비에서부터 무역 전쟁과 인플레이션, AI가 가져올 노동시장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빵 굽는 철학자(김문식·정창원, 미다스북스, 3만5000원)=약 1만년 전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의 카라한테페와 괴베클리테페에는 문자도 농경도 없던 시대에 수백 명이 모여 거석 신전을 세우고 음식을 나눈 흔적이 남아 있다. 요르단 사막에서는 1만4000여년 전 곡물을 곱게 갈아 구운 납작빵도 발견됐다. 저자들은 인류는 풍요로워져서 나눈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먼저 나눔을 발명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를 공공성을 실천하는 인간, ‘퍼블릭 사피엔스’의 탄생으로 규정하며 공익의 기원과 1만년에 걸친 나눔의 역사를 추적한다.

매스커레이드 라이프(히가시노 게이고, 김은모 옮김, 현대문학, 2만원)=일본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최신작이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형사 닛타와 호텔리어 나오미 콤비가 호텔이란 특수한 공간을 무대로 벌이는 추리극이다. 이 작품은 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작가의 데뷔 30주년 기념작이다. 일본 추리소설 신인 문학상 후보 중 한 명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의심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상 심사회장이 된 호텔은 잠복 수사의 현장이 되고, 닛타와 나오미도 경찰과 함께 진실을 추적한다.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다 보면 일본 출판계 현실을 비판하는 작가의 시선과도 마주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게으름의 기술(헤르만 헤세, 유영미 옮김, 뜨인돌출판사, 2만3000원)=“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호젓함을 누리는 것이 제겐 휴식입니다.” 헤르만 헤세(1877∼1962)가 평생 남긴 산문 가운데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려는 삶의 태도를 담은 글들을 엮었다. 헤세에게 게으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본질과 마주하기 위한 방식이다. 그는 무엇인가를 생산하거나 성취하는 시간보다 조용히 바라보고 귀 기울이는 시간이 삶을 더욱 깊게 만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