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아파도 입원 못하는 보호자

‘나 혼자’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최신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50년 전체 가구의 41.2%를 차지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경우도 많은 요즘,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다치기라도 한다면, 남은 반려동물이 문제다. 사료와 물을 주고 때에 맞춰 약을 먹일 사람, 산책을 시킬 사람이 필요한데, 그러한 사람이 없다면 보호자는 치료를 미루거나 동물을 홀로 남겨두는 결론에 내몰릴 수 있다.

2019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의 26.8%는 명절이나 입원 등으로 오래 집을 비울 때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떠난다고 답했다. 62.1%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도움을 청할 가족이나 지인이 없다고 답했다. 다행히 서울시는 올해 24개 자치구에서 ‘우리동네 펫위탁소’를 운영해 1인 가구 등에 연간 최대 10일의 무료 위탁 돌봄을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지자체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경기도에서는 올해부터 저소득층 등 대상자가 민간 동물 위탁시설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사회가 함께 동물을 돌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보호자를 돕고 동물을 안전하게 하며, 보호자의 위기가 동물의 방치와 유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보호자가 동물을 걱정해 입원을 미루거나 서둘러 퇴원한다면 보호자의 치료와 회복도 어려울 수 있다. 사람의 복지와 동물의 복지는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외국에서도 이 문제를 사람과 동물을 함께 돌보는 관점에서 다룬다. 잉글랜드에서는 보호자가 입원이나 시설 입소로 반려동물을 돌볼 수 없고 다른 대안도 없을 때 지방정부가 동물 보호 조치를 하도록 한다. 호주와 미국에서도 병원이나 지방정부가 민간단체와 연계해 응급 위탁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다.

보호자가 반려동물 때문에 입원과 치료를 망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남겨진 동물을 보호하는 정책과 제도들이 마련된다면, 보호자도 치료에 집중하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제도야말로 취약한 순간을 받치는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이다.

박주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