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세계유산 사도광산에 강제노동 역사 반영 약속 지키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202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니가타현 사도(佐渡)광산에 대해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한국인들이 사도광산에서 일했다는 점을 세계유산 인근 각종 전시물과 관련 홈페이지 등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유네스코 측은 결정문에서 “전시 시설 등을 개선하기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일본 식민 지배의 피해자인 한국 등의 의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유네스코가 강조한 것이다.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시절 일본군이 필요로 하는 군수 물자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2024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 당시 그 문명사적 의의를 설명하며 20세기에 벌어진 일들은 쏙 빼고 16∼19세기로만 한정했다. 한국을 식민지로 삼고 중국 등을 침략한 제국주의 역사를 지우려는 ‘꼼수’였을 것이다. 식민지에서 강제로 동원돼 사도광산 노역에 투입된 한국인은 일본 정부 공식 문건에 따르더라도 1141명에 이른다. 이들의 사연까지 담아야 비로소 온전한 역사가 된다.



일본의 신청을 접수한 유네스코가 바로 이 점을 들어 한국 등과의 협의를 요구하며 ‘등재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한 조치였다. 결국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의 가혹한 노동 환경에 관해 전시함은 물론 사도섬에서 추도식도 개최하겠다”고 한국에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 등재를 관철한 뒤로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문은 일본을 겨냥한 경고에 해당한다. 그래도 일본이 끝내 귀를 닫는다면 국가 간 신의를 저버린 무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일명 ‘군함도’로 불리는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端島)탄광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 또한 사도광산처럼 일제강점기 한국인 노동자 강제동원의 현장이다. 일본은 이 같은 사실을 충분히 알리겠다고 다짐하고선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하시마탄광과 사도광산에 관한 역사적 정의 실현에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이 한국의 일방적 구애만으로 이뤄질 순 없는 노릇이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내각도 한·일 협력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진정성을 보여주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