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전남 신안군 한 섬에서 이른바 ‘염전 노예’로 일하던 지적 장애인이 탈출한 뒤 인근 파출소를 찾아가 “감금,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관이 취한 행동은 구출이 아닌 ‘밀고’였다. 경찰은 염전 주인을 파출소로 부른 뒤 “운동하고 오겠다”며 일부러 자리를 비워 가해자가 피해자와 독대하게 방치했다. 결국 피해자는 다시 지옥 같은 염전으로 끌려갔다. 훗날 피해자들을 구출한 건 소금 구매상으로 위장해 잠입 수사를 펼친 서울의 한 경찰서 실종수사팀이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아버지는 경력 대부분을 전남·광주 관내에서 근무한 18년 차 현직 경찰(경감)이다. 아들 사건을 수사한 광산경찰서 지구대에서 한때 근무했다. 성폭행 목적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을 은폐하고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구속된 수사팀장도 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근무했다. 한 수사팀원은 장씨 아버지를 “선배님”으로 부르며 수사 상황을 알려줬다. 한 다리만 건너면 지연과 혈연, 학연, 근무 인연으로 얽히는 전형적인 ‘향찰(鄕察)’이다. 지역 경찰의 고질적 폐쇄성이 토착 비리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