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20세이던 2007년 당시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지역 언론과 유니세프가 함께한 자선 달력 화보를 위해 추첨으로 선정된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목욕시킨 뒤 안고 재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당시 메시는 자신이 씻기고 품에 안았던 아기가 19년 뒤 월드컵 결승이라는 엄청난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칠 선수가 될 것이란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 아기가 바로 세계 축구를 이끌어갈 최고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스페인의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이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격돌하게 되면서 메시와 야말의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메시와 야말은 공통점이 너무 많다. 두 선수 모두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인 ‘라 마시아’가 길러낸 왼발잡이 공격수다. 13세에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메시는 16세에 친선경기로 1군 무대를 밟고 17세에 공식 데뷔했다. 야말은 이를 뛰어넘어 2023년 4월 15세9개월16일의 나이로 프리메라리가에 출전, 바르셀로나 구단의 리그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웠다.
상징적인 연결고리는 등번호 10이다. 메시는 2008∼2009시즌부터 바르셀로나의 10번을 달고 778경기에서 672골을 기록하며 구단 최다 출전·최다 득점자로 남았다. 야말은 18세가 된 2025년 그 번호를 넘겨받았다. 구단은 야말과 2031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새로운 10번의 시대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어린 나이부터 국가대표팀의 중심에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사람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말이 메시를 우상으로 여기고 그 길을 따라 걸으려고 했고 실제 쫓아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8골(4도움)을 기록하며 킬리안 음바페(8골 3도움)와 함께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야말은 조별리그에서 월드컵 데뷔골로 1골을 기록한 것이 전부이지만 유로 2024 우승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스페인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해 이미 발롱도르 역사상 최연소 후보에 오르며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관록의 메시와 패기의 야말, 두 선수 가운데 마지막에 웃을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는 운명의 한판 대결로 결정된다. 누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더라도 축구의 한 세대가 다른 한 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