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교육 효율성과 전쟁양상 변화에 따른 교육체계 혁신, 합동성 강화 등을 거론하면서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가안보 정책을 경제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반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학교 창설 시기 및 생도 선발 방식과 일정 등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규모의 경제·합동성 강화’ 논란
국방부가 사관학교 통합을 발표하면서 앞세운 논리는 규모의 경제 확보와 합동성 강화다. 3군 사관학교 운영 과정에서 자원이 중복·분산 투자되는 비효율이 있다는 것이다. 각 군 사관학교 한 학년당 인원이 육사 330여명, 공사 230여명, 해사 170여명으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학 수준이라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개 사관학교 교육은 70%가 동일한 내용”이라며 “인구절벽 문제로 민간 대학들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관학교라고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수험생 혼란·통합 반대 여론 변수
정부가 이날 발표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에는 군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 사안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우선 사관학교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창설 시기 및 구체적 생도 선발 일정, 방법이 없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 등 국회 차원의 입법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크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재의 고등학교 2학년이 해당되는 2028학년도 입학 문제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큰 사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반 대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생도 선발 방식도 미정이다. 군 구분 없이 통합선발 후 군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 초기에 검토됐으나, 특정 군으로 생도들이 쏠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군별 인원 할당에 따라 생도를 선발하고 일정 인원에 대해선 입학 후 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혼합형 방식을 검토 중이다.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예비역, 총동창회 등 반발 여론을 넘어서는 것도 과제다. 사관학교 통합 반대 여론을 주도해온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예비역들은 국군사관학교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총동창회 단체는 집단행동도 예고한 상태다.
현재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사관학교 통합 반대 청원이 14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 국방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청원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상임위에 회부돼 심사를 받게 된다. 국방부는 향후 공청회와 정책설명회 등을 거쳐 10월에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세부계획 발표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부계획마저 모호한 수준에 그친다면 생도들은 물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