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분열 또 한번 불지핀 ‘유시민 입’… 친명 이어 靑까지 반박

‘李대통령 필패론’ 후폭풍

“대통령 적 만들지 말라” “도 넘어”
친명 김남준·강득구·우상호 등 맹공
靑 “수사·기소 분리란 핵심 가치
대통령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어”

宋·高 등 당권주자들도 비판 가세
강경파 鄭만 “노코멘트” 말 아껴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노선 차이가 선명해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실용’ 노선을 “필패의 길”이라고 비판하고 검찰개혁 지연 책임까지 거론하자 친명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반면 스스로 친명임을 강조해 온 정청래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을 겨냥한 유 작가의 비판에는 “노코멘트”로 대응하면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유시민 작가. 뉴시스

유 작가 발언을 둘러싼 대응 차이가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간 노선 경쟁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당권주자들은 이날 일제히 후보 등록을 하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16일 유 작가 발언을 놓고 술렁였다. 친명계는 이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유 작가가 ‘금도’를 넘었다고 반발했다. 당권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 측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통령을 향한 발언들은 공감을 얻기에는 상당 부분 현실과 괴리돼 있고 왜곡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측근인 김남준 의원도 “유 작가의 발언은 개혁을 위한 쓴소리라기보다는 개혁의 적을 늘리는 독설에 가깝다”면서 “대통령 말을 왜곡해 대통령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고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정부 첫 정무수석을 지낸 우상호 강원지사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우 지사는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수사·기소 분리를 확실하게 결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을 달라며 걱정한 것을 ‘이 대통령은 개혁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몰고 가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유 작가의 주장을 일축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핵심 가치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 입장을 가지거나 별도 대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당권주자들도 유 작가 비판에 가세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유 작가 발언을 놓고 “통상적인 평론의 영역은 좀 벗어나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의 충정은 이해하겠으나 그것을 저주와 악담식으로 표현한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도 “무조건 모든 것을 선악으로 구분해 내려는 게 오히려 더 필패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검찰개혁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 발언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동안 자신도 친명이라고 강조해 온 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한 직접 비판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정 전 대표는 대신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은 민주당 정체성의 깃발이자 상징이다. 이걸 못 해내면 민주당은 지지자들로부터 외면받고 버림받는다”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차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첫날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송·고 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5명을 뽑는 선출직 최고위원 선거에는 김영호, 최민희, 박성준, 박선원, 서미화, 이건태, 한민수, 임미애, 이성윤 의원이 출마한다. 원외에서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정민철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도전하며 모두 13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후보 간 견제도 이어졌다. 송 의원은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번 전대는 당원들이 정청래 리더십으로 총선을 치를 것인지, 아니면 얼굴을 바꿔 총선을 치를 것인지로 경쟁하는 것”이라며 “정청래 리더십으로는 총선이 어렵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또 “나는 원내대표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김 전 총리를 향해 “원내대표도 잘하실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집단적으로 맞고 또 맞아도 아프지만 또 참겠다”며 자신을 집중 견제의 대상으로 부각하는 ‘언더독’ 전략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