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남정훈 기자] “오늘이 두 번째 개막전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해야죠. 후반기 변수를 잘 제어하는 팀이 정규리그 패권을 차지하지 않을까요?”
LG와 KT의 2026 KBO리그 후반기 첫 4연전의 첫 번째 경기가 열린 16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LG 염경엽 감독이 바라보는 후반기 판도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조리 집어삼켰던 ‘디펜딩 챔피언’ LG는 전반기에 주축 타자들의 부침에 마무리 유영찬의 시즌아웃, 요니 치리노스 교체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52승33패, 승률 0.612로 선두 삼성(51승2무32패, 승률 0.614)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로 마무리했다. 지난 3년간 두 차례 통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생긴 ‘우승 DNA’와 운영 능력이 물오른 염경엽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란 평가가 많다.
염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쉬면서 재정비하고, 준비하며 보냈다”라면서 “우리와 삼성, KT의 선두 싸움 구도가 전반기에 형성이 됐다. 후반기에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러 변수들이 생길텐데, 그 변수에 어떻게 잘 대처하는 지에 따라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가 정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경험 상으로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변수들을 잘 메우는 팀들이 좋은 성적을 차지했다. 변수를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승수를 쌓으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는 지난해에도 전반기를 선두 한화에 3.5경기 차 뒤진 2위로 마쳤다. 이번엔 승차가 없다.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염 감독은 “더 편하거나 그렇진 않다. 어쨌든 프로야구 감독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고, 미래 육성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둘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LG가 한화를 제치고 정규리그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8월의 대질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8월에만 18승1무6패를 달리면서 한때 5.5경기차까지 뒤졌던 한화와의 승차를 지움과 동시에 5.5경기차로 벌리기도 했다. 올해도 8월의 대질주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 팀은 야수나 투수 쪽에서 과부하가 걸린 게 없다. 후반기의 질주는 우리의 전력이 상승해서 질주를 하는 것이라기 보다 나머지 팀들이 전력이 하락하는 분위기를 타는 게 중요하더라. 그래서 우리 확률이 좀 더 높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우리 투수진이 연투도 적었고, 전반기에 체력을 세이브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이 바라보는 후반기 선두 경쟁의 키포인트는 결국 타격이다. 그 중심에는 전반기에 타율 0.254 7홈런 39타점으로 부진했던 문보경의 반등이 필수다. 염 감독은 “매년 100타점 이상을 해줬던 선수다. 전반기에는 최악의 바닥을 찍었다라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는 전반기보다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 본다. 지금 주축 중 부진한 7명 중에 4명 정도 살아나고, 송찬의와 천성호, 이재원 등이 뒤를 받쳐준다면 우리 타격은 훨씬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이 기대하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후반기부터는 5선발을 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선발로 나서는 톨허스트를 비롯해 임찬규, 웰스, 장현식, 송승기까지 5명이 고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염 감독은 “전반기에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돌려보지를 못했다. 이제 제대로 세팅이 됐으니 기대가 크다”라고 답했다.
물론 투수진 변화의 가능성은 있다. 치리노스를 퇴출하고 데려온 우완 불펜 요원 악셀 리오스를 선발투수로 바꾸는 것이다. 염 감독은 “감독이 1이닝을 던지는 투수를 쓰고 싶었겠나. 그때 당시에 데려올 선발이 없었으니 리오스를 데려온 것이다. 그래도 리오스 덕분에 우리 불펜들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었다. 그저 그런 선발 투수를 데려와 6이닝을 채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가장 중요한 건 선발이냐 불펜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다. 리오스를 쓰는 것에 대해 우리 팬분들이나 여러 유튜버들, 인플루언서들의 설왕설래가 많은데, 감독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