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 속도전을 공언한 가운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6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방안 잠정안을 마련했다. 기존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산단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선로 부지로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우선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 관계자가 이날 전남광주시청에서 호남권 반도체 세부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초기 전력공급을 위해 산단을 조성하기로 한 광주 군공항 부지 인근 전력망인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산단 예정지까지 전력을 끌어오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활용하는 안을 일단 검토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최종안은 관계부처와 기업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호남권 반도체 산단 2030년 적기 가동을 위해 2029년 말까지 1단계 공급선로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전봇대나 송전탑을 세워 선로가 공중을 지나게 하는 가공선로 방식보다 수배 비싸지만 주민 수용성을 제고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단 판단에서다.
기후부 관계자는 “보통 주민 밀집 지역 위주로 지중화를 한다”며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활용해서 일부 지중화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했다.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한 기관 간 협조를 위해 기후부 중심으로 전력망 적기 구축 실무협의체도 꾸리기로 했다. 기후부, 전남광주시, 한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협의체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에 황룡강과 49번 지방도 부지를 우선 활용하고 지중화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건 결국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인 선로 경과지를 논의하게 되는 입지선정위원회가 꾸려지면 선로 윤곽이 나오면서 결국 갈등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입지선정위는 첫 회의 개최일로부터 보통 1년간 운영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회의에서) 입지선정위원회 일정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후부는 송전선로 외에도 호남 반도체 산단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 나올 예정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검토해 반영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사회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전남 영광의 기존 한빛원전 부지에 신규 원전 2기를 지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와 관련해 “통상 핵발전소 건설은 최소 10~15년이 소요된다”며 “2030년 1기 팹 가동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사업의 전력 공급 필요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