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두권 경쟁으로 간다”… KT, 후반기 LG와의 첫 경기서 최원준 3점포+로건 5이닝 1실점 호투+박영현 4아웃 세이브 앞세워 4연승 내달렸다 [잠실 현장 리뷰]

[잠실=남정훈 기자] 프로야구 KT가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하며 선두권 경쟁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의 주역은 전반기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통해 FA 오버페이 비판을 단숨에 잠재워버린 최원준이었다.

 

KT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6 KBO리그 후반기 첫 4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경기 초반 터진 최원준의 석점포 한 방과 선발 로건 앨런의 5이닝 1실점 호투, 박영현의 4아웃 세이브를 앞세워 4-3 승리를 거뒀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3연승으로 마무리했던 KT는 이날 승리로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이 48승1무35패가 되며 2위 LG(52승34패)와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줄였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2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KT 최원준이 3점 홈런을 친 뒤 달리고 있다. 뉴스1
KT 선발 투수 로건 앨런이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1회말 역투하고 있다. 뉴스1

기선을 먼저 제압한 건 LG였다. 전반기 타율 0.339 27홈런 83타점 OPS 1.082로 MVP급 활약을 선보인 오스틴이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다. 오스틴은 2B-2S에서 상대 선발 로건 앨런의 5구째 139km짜리 커터가 몸쪽 낮은 코스에 잘 들어온 것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전반기를 김도영과 홈런 공동 선두로 마친 오스틴은 이 솔로포로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솔로홈런을 친 LG 오스틴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KT 타선도 곧바로 반격을 개시했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내세운 앤더스 톨허스트에 대해 “후반기에 좀 좋아질 것으로 본다. 전반기에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를 분석해서 본인에게 알려줬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그런 부분에 대해 훈련을 했기 때문에 기복을 더 줄일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대체 외인으로 입성해 LG 마운드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톨허스트는 전반기 17경기에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그러나 염 감독의 기대와 달리 톨허스트는 2회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1사 후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나간 KT는 배정대의 좌익선상 2루타로 2,3루 기회를 잡았고, 한승택의 좌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3루 기회에서 9번 타자 권동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사라지는 듯 했으나 최원준의 쓰리런포 한 방으로 단숨에 경기 분위기를 뒤집었다. 최원준은 톨허스트의 시속 136.9km짜리 몸쪽 높은 코스의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LG 선발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2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KT 최원준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지난 겨울 데뷔 10시즌 만에 첫 FA 자격을 얻은 최원준은 4년 최대 48억원의 조건에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KIA와 NC에서 뛰며 타율 0.242 6홈런 26도루에 그친 최원준에게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준 게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지만, 최원준은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363(320타수 116안타) 7홈런 44타점 16도루로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군림했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 1위에 OPS는 무려 0.950에 달했다. 그야말로 전반기 KT는 ‘최원준위즈’라고 불려도 무방할정도의 맹활약이었다. 전반기 자신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는 듯, 최원준은 2회 톨허스트를 장타 한 방으로 무너뜨렸다.

 

이후 KT 선발 로건과 LG 선발 톨허스트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보쉴리의 부상으로 대체 외인으로 영입된 로건을 놓고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오늘 내일 안에 로건으로 계속 갈지, 외인 교체를 할지 결정할 것 같다. 보쉴리 부상이 오래 간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로건은 5이닝 동안 투구수 99개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맛은 없었지만, 지난 시즌 NC에서 뛸 때에 비해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5~6km 이상 향상된 모습을 보이며 최고 152km의 포심 패스트볼(60구)와 슬라이더(26구), 체인지업(10구), 커브(2구), 커터(1구) 등을 섞어던지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이날 최종 성적표는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자책).

 

톨허스트도 2회에 무너진 게 아쉬웠지만, 3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며 선발투수로서의 최소한 역할을 해냈다. 6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회말 2사 1루 상황에 LG 오지환이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8회말 KT 스기모토가 역투하고 있다. 뉴스1

KT의 4-1 리드로 오래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요동쳤다. 7회 2사 1,3루 기회에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주던 오스틴이 3루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던 LG는 8회 기어코 승부를 다시 박빙으로 만들었다. 주인공은 오지환. 7회 위기에서 올라와 오스틴을 잘 잡아낸 KT의 아시아쿼터 외인 투수 스기모토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송찬의와 문보경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오지환은 스기모토의 시속 137.3km짜리 바깥쪽 코스의 포크볼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렸다.

 

한 점 차 리드로 상황이 급변하자 KT 이강철 감독은 마무리 박영현을 조기에 투입해 4아웃 세이브를 맡겼다.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문성주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달아오른 LG의 분위기를 잠재웠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LG 리오스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후 포효하고 있다. 뉴스1

LG 염경엽 감독은 1점 차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우완 셋업맨 약셀 리오스(푸에르토리코)를 올렸다. 그러나 리오스는 선두타자 대타 김민혁에게 볼넷, 한승택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대로 KT가 추가점을 내면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울 수 있는 상황에서 리오스가 힘을 냈다. 장준원의 희생번트 시도를 158km짜리 광속구로 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던 최원준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에게 162km짜리 빠른 공으로 헛스윙과 파울을 유도한 뒤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KT의 수호신 박영현도 9회 그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대타 천성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박영현은 홍창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동점 주자를 내보냈다. 박해민에게도 우전 안타를 얻어맞아 역전 끝내기 주자까지 내보낸 상황. 타석에는 MVP 포스를 뿜어내는 오스틴.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 박영현을 다독였다. 2구째 볼이 폭투가 되면서 1사 2,3루가 되자 KT 벤치는 자동 고의4구로 오스틴을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택했다.

 

박영현은 송찬의를 1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천금 같은 2아웃째를 잡아냈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18세이브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