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해야 하는데 어쩌나”…美 비자 4년 제한 규정에 애타는 유학생·학부모

전공 변경·석박사 연계 등 유학 계획 차질
한국인 유학생·가족 1만 3000명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유학생들의 체류 기간을 4년으로 제한했다. 미국에서의 학위 취득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계획했던 학생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교환방문도 4년까지만 가능해지고 외국 언론인 비자 역시 240일마다 연장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F비자를 소지한 유학생들과 교환방문 J비자 소지자들이 미국에 최장 4년까지만 머무르도록 하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열린 유학생 지지 집회의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

이전에는 F·J비자를 소지한 경우 정규과정 학업을 마칠 때까지 자동 연장 과정을 거쳐 미국에 사실상 무기한 체류할 수 있었다.

 

4년이 지난 후에도 체류가 필요하다면 DHS에 연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DHS는 “학생비자 연장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업과 관련한 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할 경우 연장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학생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4년 체류’ 규정으로 자동 전환된다.

 

DHS는 “1978년 이후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해진 기한 없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의 학생들이 출국을 피하려고 계속 수업에 등록하면서 ‘영원한 학생’이 될 수 있었다”며 “이번 최종 규정으로 이런 악용을 종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로이터연합

새 규정은 게재 후 60일 후에 발효된다. 60일 뒤면 9월 중순쯤이다. 학생비자 소지자의 경우 당장 9월 새 학기부터 새 규정이 적용되는 셈이다.

 

규정 변경으로 한국 유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LA에 거주하는 유학생 김모(24) 씨는 “(유학생은) 체류 4년이 지나면 무조건 서류를 제출하고 연장해야 한다는데 합법적으로 지내고 있더라도 이게 통과 될지 알 수 없으니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점점 (이민 상황이)안 좋아지니 ‘일단 한국에 가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발표 때문에 더 많이들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4년은 학업을 마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틀랜타에 사는 유학생 이모 씨도 “유학하다 보면 전공을 바꾸거나 부전공을 선택하거나 더 공부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4년이 충분하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전에는 석·박사 과정을 하고 싶으면 학교를 통해 연장하면 됐지만, 이제는 추가 학위마다 이민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털어놨다

 

I비자로 미국에 오는 외국 언론사 소속 언론인도 체류 기간이 240일로 단축된다. 이후에는 240일씩 연장해야 한다. 중국 국적의 언론인은 이보다 더 짧은 90일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한편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학생비자 F-1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1만1861명이고 F-2 비자로 함께 머무는 이들의 가족은 1347명이다. 한국인 I비자 소지자는 349명이다. J-1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교환 방문자는 7985명이고 이들의 가족은 318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