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하이닉스 주가, 시간 두면 우상향…갖고 계시라”

"AI 시대에 메모리 수요 기하급수적
성장… 최근 조정은 현실 적응 과정”

“한국, 메모리 넘어 ‘지능’ 수출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해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인공지능(AI) 대담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이 계속 오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음 달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르지만 이런 종류의 주식 투자라면 그냥 가만히 갖고 계시라”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주가가 조정을 받은 것에 대해선 AI 성장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 뒤 현실과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의 제공

최 회장은 “너무 빨리 올라갔기 때문에 현실에 적응시키는 때도 있는 것”이라며 “AI가 발전할수록 메모리는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AI를 ‘4살짜리 어린아이’에 비유했다. 어린아이는 경험과 기억이 적지만 성장해 성인이 되면 살아오면서 축적한 기억이 많아지는 것처럼, AI도 성숙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저장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AI의 단기 기억에 해당하는 KV 캐시 관련 지표가 현재 26 수준에서 2030년 약 400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거의 20배 이상 성장한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韓 컴퓨팅 용량·지능 수출해야”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AI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양국과 경쟁하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이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오른쪽), 이재욱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과 함께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그는 “미래의 AI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국방과 관계된 안보 문제”라며 “미국은 많은 돈을 들여 최고 품질의 AI를 만들고 중국은 AI가 생산하는 토큰의 비용을 낮춰 가격 우위를 확보하려 하는데, 한국이 비용을 중국만큼 낮추거나 품질로 미국을 이기려는 전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그 위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과 틈새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메모리칩만 계속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컴퓨팅 용량을 만들어 해외에 판매하는 것도 한국의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에는 상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을 수출하는 형태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재욱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 대한상의 제공 

◆“대학 졸업장 시대 끝나”

 

최 회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생각 근육’, ‘공감 근육’, ‘적응 근육’, ‘신체 능력’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AI를 많이 사용하면서 질문하는 기술은 늘지만 정작 생각하지 않고 사고를 외주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AI에 중독되듯 의존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 교육은 지금과 같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인간의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며 “시험을 잘 보고 점수를 잘 받는 사람이 인재라는 생각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 대한상의 제공

SK하이닉스가 일부 채용에서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방침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대학 졸업장을 안 보는 것은 고등학교 졸업자나 대학에 다니는 사람도 채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대학을 나와야만 인재라고 여기는 시대는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AI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듯한 답변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실제 행동을 동반하는 공감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공감은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사용해 위로나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공감하는 마음과 행동은 미래에 더욱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또 예술이나 스포츠처럼 인간의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도 계속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이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오른쪽), 이재욱 서울대학교 AI연구원장과 함께 ‘한국경제의 AI 성장을 위한 아젠다’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AI로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야”

 

최 회장은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인력과 비용 감축부터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학습해 지금 10명이 하는 일을 5명이 할 수 있게 되더라도 나머지 5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다”며 “비용을 줄일 생각을 먼저 하지 말고 남는 사람에게 다른 어떤 일을 맡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하지 않았거나 조직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계속 찾아야 회사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간다”며 “AI를 이용해 미래에 성장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라고 했다.

 

최 회장은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 직원들은 특정 부서나 직무에 국한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바뀔 것”이라며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갖거나 복수의 회사에서 일하는 ‘N잡러’와 프리랜서 형태의 근무도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