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주체별 입장차와 민감한 핵심 쟁점 조율 등으로 표류하던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안이 이달 중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 3연임 제한, 승계절차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방안 등이 최종안에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2주 내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틀 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장안전·혁신으로 신뢰받는 금융’ 과제 중 하나로 이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EO의 이사회 참호 구축을 원천 차단하고 연임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기관투자자의 역할과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을 높이는 내용이다.
지난 3월 금융위가 공개한 개선 방향에는 CEO 3연임 제한, 승계 절차 개선,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이 담겼으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안에 대해 “(금융위 제시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일부 보완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건은 CEO 장기 연임 제한 방안이다. 연임 횟수 제한을 비롯해 장기 연임 방지 장치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3연임 제한을 법률로 강제하기보다 가이드라인과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결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관측한다.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출석 요건을 충족해 특별결의 사항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번 개편안 발표는 KB금융지주의 차기 CEO 선임 일정과 맞물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3일 차기 회장 후보 6명의 1차 숏리스트를 확정했고, 다음 달 27일 인터뷰를 거쳐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CEO 연임 외에는 사외이사 임기를 시기별로 차등화하는 ‘차등임기제’, 대형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계획에 주주 통제를 두는 ‘세이온페이’ 도입 등이 검토 과제로 거론된다.
지배구조 개편안은 당초 예정보다 발표가 지연돼 왔다. 발표 권한을 가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사이에 세부 규제 수위와 발표 시점을 두고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었고, 금융사 권력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합의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 통제와 공공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당국에 비해 금융지주사들은 경영 자율성과 시장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예를 들어, CEO가 장기 집권을 하는 사실 자체만으로 ‘참호 구축’ 등으로 단정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