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복대초등학교에서 만난 5학년 김지훈 학생은 학교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에너지와 진행되는 환경 수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같은 반 정지율 학생 역시 “아무래도 태양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니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우리 학교가 특별히 태양광 발전에 우수해서 교육부 장관이 보러 온 거잖아요. 그래서 태양광 발전이 우리 생활에 비용도 적게 드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에너지, 실생활 적용 가능한 사회·과학·실과 연계 수업
복대초는 2023년 학교를 이전하면서 약 11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총 347.8㎾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관련한 환경 수업도 함께 진행한다. 별도의 과목을 두는 게 아니라 사회·과학·실과 과목 등을 연계해 교사가 자체적으로 환경·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는 ‘생태전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 15일에는 지역에 맞는 재생에너지로 친환경 미래 도시를 설계하는 내용의 과학 수업이 진행됐다. 이전에 4차례 이뤄진 사회·과학·실과 수업에서 학생들은 우리나라 산지·하천·해안 지형의 위치와 분포를 배우고 화석연료의 문제점과 기후 위기에 대해 공부했다. 이를 토대로 친환경 건설 구조물을 직접 만들었고 이날 수업에서는 이전 수업 결과물을 활용해 미래 도시를 설계했다.
수업을 진행한 나영옥 선생님은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공부하고 키트를 만들고 끝날 수도 있지만 삶과 연계된 수업을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그래서 시작할 때 학교 태양광 에너지 시설을 인공위성에서 찍은 것을 보여줬다. 우리 학교에서 쓰는 태양광 에너지에서 수업을 시작하니 학생들이 실제 활용도를 알 수 있었고 집중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복대초 소속 이윤희 선생님은 “학교 차원에서 환경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학교·가정·일상생활에서 작은 행동도 직접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환경기념일과 교육과정을 연계한 행사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7월 3일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에는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나 선생님은 “친환경 구조물을 만들 때 쓰는 키트가 저렴하면 아이들이 만들다 부서지기도 하는데 제대로 된 것은 비싸다,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키트가 돌아가기만 해도 좋아하는데 재생에너지 활용한 발전소나 시설을 실제로 아이들이 방문해보면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설비, 경제적 효과 커…현장 업무 증가는 숙제
복대초는 학교 옥상에 일반 태양광 발전(PV),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BIPV)이 모두 설치돼 있다. 태양광발전으로 연간 39만7000㎾의 생산을 생산하고 이 중 10만9000㎾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학교 예산에 반영해 위기 학생관리 등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사용한다.
학교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으로 5264만원의 전기요금 절감과 연간 183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와 도시가스를 병행해 냉난방·학교운영에 사용하는데 절감된 전기요금 금액은 연간 3700만원이고 태양광 발전량 가치는 연간 5090만원으로 환산 가능하다.
경제적 효과가 크지만 태양광 패널 관리를 위한 업무가 늘어나는 것은 현장의 고충이기도 하다. 홍란수 복대초 교장선생님은 “관리 매뉴얼은 있지만 교사들이 순환 근무를 하니까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학교에 도입할 때는 관리 매뉴얼도 자세하게 알기 쉽게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노후화에 따른 성능저하와 교체·유지보수 부담이 있다”며 “대부분 학교가 2000㎾ 생산이 안되면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고 위탁 관리하는데 이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 화재예방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복대초의 경우 2023년 태양광 패널 설치 후 지금까지 유지비용은 들지 않았지만 3~5년마다 전문가가 청소해야 해 비용이 발생할 예정이다.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교육부 측은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준영 교육부 학교시설개선팀장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태양광 설비를 교육부 교육 시설 통합 정보망과 연결해 이상 징후가 있으면 자동으로 학교 전기안전관리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예방을 위해 아크 보호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거나 4년에 한 번 이뤄지는 전기안전공사 점검을 1년 단위로 바꾸도록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 ‘햇빛이음학교’ 사업 추진…전체 국공립 초·중에 태양광 패널 설치
교육부에서는 올해 2월부터 ‘햇빛이음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국공립 초·중등학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학교를 기후변화·생태전환교육 실천의 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4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2030년까지 본사업을 추진한다. 학교당 50㎾ 내외를 생산하고 이를 위해 특별교부금 433억원가량이 투입된다. 다만, 통폐합 가능성이 있는 소규모 학교나 준공 후 30년이 넘은 건물만 있는 학교는 제외된다.
조준영 교육부 학교시설개선팀장은 “올해 시범사업은 학교가 생산한 전기를 다 쓰는 자가소비형태로만 진행하고 있지만 본 사업이 시작하면 판매나 상계거래가 가능해져 경제적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태양광 패널 유지보수가 불규칙하게 발생할 것 같지만 필요하다면 교부금으로 지원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학교를 찾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복도까지 시원하게 쾌적한 곳은 복대초가 처음이었다”며 “학교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니 걱정 없이 에어컨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교육부는 에너지절감·온실가스 감축을 넘어서 학교를 기후변화와 생태전환 교육의 중심 공간으로 삼겠다는 목표로 ‘햇빛이음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복대초를 통해 모범 사례를 보고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