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층서도 ‘檢 보완수사 유지해야’ 응답이 더 많아

‘장윤기 사건’ 영향?… 국민 10명 중 6명 ‘유지’
與 지지층·진보층 ‘유지’ 46%로 ‘폐지’ 앞질러
당권주자들 “폐지” 입모아… 법개정 험로 예고

여권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추진 중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10월 검찰청의 후신으로 출범할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개시권은 물론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따지기 전 실시하는 보완수사권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최근 ‘장윤기 사건’ 등의 영향으로 여론이 들끓는 점을 반영한 조사 결과로 해석된다.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14일 검찰에 송치되고 있는 모습. 광주=뉴스1

◆공소청·중수청 쪼갤 땐 82%가 ‘찬성’했는데

 

17일 한국갤럽이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1%가 ‘경찰 견제·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소·수사 분리 원칙에 따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유지가 46%, 폐지는 39%로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정치성향별로 진보층에서도 유지가 46%, 폐지는 42%로 유지 의견이 폐지 의견을 앞질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지 의견(81%)이 폐지 의견(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유지 의견이 64%, 폐지 의견이 23%로 각각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 소속 의원들이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지층은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 한국갤럽이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물은 여론조사에서 82%가 찬성한다고 답할 정도로 검찰개혁에 적극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전체 응답자의 51%가 찬성, 31%는 반대했었다. 한국갤럽은 “(여당 지지층이) 이번 보완수사권 폐지안에는 그때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보완수사로 강간 목적 살인 혐의와 경찰의 사건 은폐 의혹 등이 밝혀진 장윤기 사건 등이 여당 지지층의 인식에도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수사상 문제점이 검찰의 보완수사로 진상이 드러나는 사례가 잇달아 알려지면서 검찰개혁 논의의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당내서도 갑론을박… 어떤 결론 나올지 주목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여부는 검찰청 폐지 후 공소청·중수청 신설을 앞두고 매듭 지어야 할 후속입법 과제 중 형사소송법 개정의 핵심 쟁점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의 공은 국회, 그 중에서도 여당인 민주당으로 넘어왔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의원총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은 인정하지 않되 보완수사 요구권을 허용하고 실질적 작동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공분이 일자 당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못 박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별도의 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별도 법안을 제출하거나 보완수사권 폐지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의원들은 당 강성 지지층에게 항의성 ‘문자 폭탄’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주요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김민석 전 국무총리·송영길 의원·정청래 전 대표. 연합뉴스·뉴시스·뉴스1

다음달 17일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은 일단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이구동성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외치고 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일정하게 보완하면서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많지만, 총리로서 ‘(보완수사권) 폐지로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같은 날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관철을 요구하는 내용의 국회 토론회에서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하고 다른 방법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KBS ‘사사건건’에 나와 “검찰에 보완수사권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고,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충분히 커버가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주 전문가 초청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형사소송법들을 병합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