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올스타전 ‘갸루 파라파라’→1군 데뷔 KIA 엄준현 “고교 동기 정우주를 타석에서 만나고 싶어요. 우주 공을 제가 잘 쳤거든요”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인천=남정훈 기자] KIA의 2년차 내야수 엄준현에게 2026년 7월은 평생 잊지 못할 나날들이 될 것 같다.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해 ‘갸루’ 분장을 한 엄준현은 파라파라 댄스를 멋들어지게 추며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엿새가 지난 지난 16일 SSG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1군 콜업을 통보받았고, 8회 수비 때 김도영과 교체돼 유격수로 대수비에 나서며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4연전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엄준현은 구슬땀을 흘렸다. 내야수 출신인 이범호 감독이 손수 수비 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엄준현을 만났다.

 

1군에 올라온 소감에 대해 묻자 엄준현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전달을 받아서 아직도 어벙벙합니다”라고 입을 뗀 뒤 “숙소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금방 짐 싸고 올라오는데, 거리가 좀 있다 보니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일부러 계속 잤어요”라고 설명했다.

 

1군에 콜업되자마자 데뷔전을 치를 줄 몰랐다는 엄준현이다. “바로 경기에 나가지는 못할 것 같았는데, 감독님께서 마지막에 수비를 내보내주시면서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범호 감독의 수비 지도 내용에 대해 묻자 엄준현은 “송구할 때 릴리스 포인트가 좀 흔들리는 면이 있어서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셨어요. 근데 알려주신대로 하니까 느낌이 되게 좋아서 이제는 가르쳐주신 부분을 익숙하게 제 걸로 만드는 게 1군에서 살아남느냐의 숙제가 될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엄준현은 내야에서 1루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엄준현은 “가장 많이 소화한 포지션은 유격수와 2루수였습니다. 어디에 나가든 제 몫을 해내고 싶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화제를 모은 갸루 분장과 파라파라 댄스에 대해 묻자 “이왕 나가는 거 1등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친구들과 어떤 걸 해야할까 찾아보다가 선택했어요”라면서 “이틀 정도 연습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외워졌던 것 같아요. 상 받고 나니 핸드폰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당일엔 핸드폰을 좀 멀리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올 시즌 KIA 외야의 핵으로 떠오른 2년차 박재현도 지난 시즌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퍼포먼스상을 받은 뒤 올 시즌 1군 붙박이 주전을 꿰찼다. 이 기분좋은 징크스가 엄준현에게도 재현된다면 내년에 1군 주전을 꿰찰 수 있다. 엄준현은 “안 그래도 주변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으니 우선 버티고 버텨서 계속 1군에 있고 싶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엄준현 스스로가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 과제는 수비다. 그는 “우선 수비를 나갔을 때 실수를 안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주루나 타격은 수비를 우선 인정받았을 때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면서 “1군 타석에 서도 쫄지 말아야죠. 그냥 퓨처스보다 공이 좀 더 좋겠지 이런 마음으로 자신있게 들어가려고요”라고 패기를 드러냈다.

 

1군에서 만나고 싶은 투수가 있다. 전주고 동기인 한화의 정우주다. 정우주와 함께 신일고를 다니던 엄준현은 2학년 말에 전주고로 전학을 갔다. 엄준현은 “우주랑 고등학교 동기거든요. 고교 시절에 우주 공을 라이브 배팅으로 잘 쳤습니다. 1군에서 한 번 만나고 싶어요”

 

1군에서의 생활 이틀째인 엄준현. 퓨처스와 다르다는 걸 가장 실감하는 건 호텔을 1인 1실로 쓰는거라고. 엄준현은 “2군에선 원정을 가면 2인 1실인데, 1군은 1인 1실이더라고요. 밥도 훨씬 맛있고요. 저는 쉴 때 밖에 잘 안나가고 혼자 쉬는 편인데, 1인 1실이니까 마음껏 쉴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열심히 해서 계속 1군에서 살아남고 싶습니다”라고 한 번 더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