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광고 제작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AI로 제품 광고와 음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얼굴과 목소리, 문구를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까지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을 넓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굽네치킨은 최근 대표 메뉴 ‘오리지널’을 업그레이드한 ‘New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New 오리지널은 기존 제품보다 치킨 조각을 두툼하게 구성하고 조리 과정에서 수분 손실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슴살도 부드럽고 촉촉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품 완성도를 높였다.
굽네치킨은 신제품 출시에 맞춰 생성형 AI로 제작한 광고와 숏폼 콘텐츠도 공개한다. ‘치킨계를 꽉 잡을 극강의 참맛’, ‘극강의 참맛 교육을 시작한다!’는 문구를 중심으로 New 오리지널의 크기와 육즙을 강조했다.
광고는 SNS 등 디지털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송출된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에코큐브 대형 옥외광고에도 생성형 AI로 만든 제품 이미지가 걸린다.
굽네치킨의 AI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에는 AI로 음원을 제작한 광고 ‘여름엔 굽네 고마오(Go Ma, O!)’를 선보여 누적 조회 수 1000만 회를 기록했다.
이후 소비자가 원하는 음악 장르를 고르고 직접 가사를 입력하면 AI가 모델 추성훈의 목소리를 입힌 노래를 만들어주는 ‘AI CM송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에는 약 8만 명이 참여했다.
올해 설에는 상대방의 호칭과 말투를 선택하면 추성훈이 맞춤형 새해 인사를 건네는 영상을 제작해주는 ‘추추레터’를 내놨다. 공식 인스타그램 ‘굽스터’도 AI 기반 콘텐츠를 꾸준히 게재하며 팔로워 35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브랜드 역사와 대표 메뉴를 AI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롯데리아는 2024년 창립 45주년을 맞아 AI로 제작한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는 1979년 새우버거와 2002년 크랩버거, 2024년 불고기포텐버거 등 시대별 대표 제품과 당시 사회상이 담겼다.
같은 해 서울 성수동에서는 ‘리아’s 버거 아트 뮤지엄’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햄버거를 소재로 세계적인 명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하고,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를 먹을 때 나타나는 소비자의 뇌파를 측정해 AI 그림으로 바꿔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방문객의 얼굴을 과거 롯데리아 주요 행사 당시의 배경과 복장에 합성해주는 ‘타임머신 포토존’도 운영했다. 제품을 구매하는 공간에 AI 체험과 전시를 결합해 브랜드의 45년 역사를 젊은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시도였다.
롯데리아는 2023년에도 AI를 활용해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의 맛과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BGM(BurGer Music)’ 캠페인을 진행했다. 가수 윤하와 지올팍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가족사진을 기존 광고 영상에 합성하는 참여형 캠페인을 선보였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2월까지 핫초코 브랜드 미떼의 디지털 캠페인 ‘미떼 AI 프로덕션’을 진행했다.
소비자가 미떼 공식 인스타그램 이벤트 페이지에서 정재영·김성균·최영준이 출연한 광고 가운데 한 편을 고른 뒤 역할에 맞는 가족사진을 올리면 AI가 얼굴을 인식해 광고 속 인물과 합성해주는 방식이다.
완성된 영상은 내려받거나 개인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캠페인 참여자에게는 미떼 제품을 특별가에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스토어 연결 링크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소비자별로 다른 콘텐츠를 짧은 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다”며 “단순히 제작비를 줄이는 수단보다 소비자가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