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전국 곳곳을 할퀸 장맛비가 19일 오전 잠시 잦아들자 이번에는 고온다습한 찜통더위가 고개를 들었다. 아직 제대로 된 수해 복구조차 시작하지 못한 경북 지역 등에는 무더위와 함께 당일 오후부터 다시 추가 폭우가 예보되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한반도 주변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지역별로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가 멈춘 사이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경북도와 대구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경북 영주에 200㎜가 넘는 비가 쏟아지고 의성과 안동에서 주민 217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지 몇 시간 만에 충청과 남부 곳곳에 폭염특보가 확대됐다. 이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5~33도로 예상됐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기상 악화가 또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아직 수해 복구 조치조차 하지 못한 경북 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최대 80㎜의 비가 다시 예보됐다. 폭우 피해와 무더위가 한꺼번에 주민들을 덮치는 형국이다. 앞서 비 피해는 밤과 새벽 사이 경북 북부에 집중됐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영주 201.4㎜, 김천 149.0㎜, 문경 동로 132.5㎜, 구미 선산 121.5㎜, 대구 119.8㎜, 경산 111.0㎜, 의성 단북 104.0㎜, 봉화읍 101.5㎜ 등을 기록했다.
집중호우가 몰아친 경북 지역에선 도로가 끊기고 주민과 야영객 등 수백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의성군은 집중호우로 단촌면 구계리와 연결되는 농어촌도로 일부가 유실되자 주민과 캠핑장 야영객 등 155명을 마을회관과 문화센터 등으로 대피시켰다. 안동에서도 홍수경보 발령 등에 따라 일직면과 남선면, 임하면 주민 62명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현재까지 의성과 안동에서 대피한 주민과 야영객은 모두 217명에 달한다.
안동의 한 마트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내부가 잠기면서 고립됐던 시민 10명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경북소방본부에는 주택과 도로 침수, 토사 유출 등 비 피해 신고만 75건이 접수돼 배수 지원과 안전조치에 전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수해 아픔을 겪은 예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천군은 산사태와 침수 우려가 높은 5개 면 8개 마을 주민 75세대 104명을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사전 대피시켰다. 이와 함께 12개 읍∙면 186개 마을에서 '마을순찰대' 560명을 가동해 상시 감시 체계에 들어갔으며 신예천교 지하도로와 한천 둔치주차장을 전면 통제했다.
이날 오전 경북 전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일단 해제되며 한숨을 돌린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 오후부터 30~80㎜의 비가 더 내리겠고, 일부 지역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이라며 추가 피해 철저 대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