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18나노 D램 공정기술이 2016년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유출됐다. 이후 CXMT는 D램 양산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 피해액은 수십조원으로 추정된다. 유출자인 삼성전자 전 직원은 지난 4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년4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는 국내 기술 해외 유출 사건 중 역대 최고 형량이다.
미국에는 2022년 항공기 엔진 기술 유출에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대만에서도 올해 반도체 공정기술 유출에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중국은 지난해 전투기 관련 데이터 등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과학연구기관 엔지니어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처벌 법제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처럼 경제안보 차원의 법체계를 마련하고, 징벌적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1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국내 핵심기술 해외 유출 적발 건수는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급증했으며, 2020년 이후 이로 인한 국가 경제 피해 추산액은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 D램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기술, SK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자료, LG에너지솔루션 이차전지 영업비밀 등 핵심기술 유출 사건이 잇따랐다.
이에 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단순 기업 차원 문제를 넘어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경총이 지난달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핵심기술 해외 유출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2.5는 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심각성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8.6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