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모두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증가액 목표치가 0∼1%인 주요 상호금융기관(농협·신협·새마을금고)은 이미 10조원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향후 신규 대출의 문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하면서 연내 주택담보대출은 최고 8%대로 치솟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총 649조6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44조9700억원)보다 4조6912억원 증가했다. 이는 5대 은행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약 4조3400억원)를 이미 3500억원가량 초과한 규모다.
5대 은행 중 3곳은 가계대출이 목표치의 150% 안팎까지 불어났다. 나머지 2곳은 아직 40∼50%대로 여유 있으나.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조만간 목표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대출 종류별로는 ‘빚투’(빚내서 투자)용 신용대출 증가가 두드러진다. 5대 은행의 지난 15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46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3764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7608억원을 크게 상회한 수치다.
상호금융권은 올해 대출을 늘릴 여력이 없음에도 집단대출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신협·새마을금고의 지난달 말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총 38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5조1400억원)보다 3조100억원 늘어난 규모다. 1년 전(29조7200억원)과 비교하면 8조4300억원 증가했다. 기존에 승인된 대출의 실행과 2∼3년에 걸친 중도금 대출, 시중은행에서 떠밀려온 대출 수요 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세 기관은 지난해 과도한 대출영업으로 목표치를 넘기는 바람에, 금융당국의 강력한 페널티를 받은 상태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올해 가계대출 ‘순증 0’이고, 농협은 전년 대비 ‘1% 이내’로만 늘릴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이들 기관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규모는 농협 7조5000억원, 새마을금고 2조4000억원, 신협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가계대출 목표치 맞추기가 ‘발등의 불’이 되면서 은행들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고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막는 등 대출 조이기에 힘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였다. 그만큼 신규 대출과 대출 갈아타기 모두 힘들어졌다.
실제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담대 총액은 2조785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857억원 수준으로, 지난달(2461억원)보다 약 25% 급감했다. 주담대 승인 규모도 줄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15일까지 승인(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한 주담대는 총 2조3043억원 규모다. 하루 평균 1536억원으로, 지난달(1801억원)보다 약 1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