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청년 후보자의 기탁금 인하를 공개 제안하며 당무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번 당 지도부 선거에서 기탁금이 대폭 상향되고, 특히 청년 후보의 기탁금은 몇 배로 늘어나 청년 후보들이 힘들어 한다니 아쉽다”며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걸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주 회의를 열고 기탁금 감면 여부 등을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명백한 당무개입”(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비난 논평을 낼 때는 최소한의 상식을 갖추라”고 강도 높게 맞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루 두 차례나 당무개입 논란을 적극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①李대통령 “청년 기탁금 의견 낸 것, 특정 후보 편들자고 하는 것 아냐”
첫 번째 반박글은 한 엑스 사용자의 지적을 공유하며 올라왔다. 기탁금 인하 제안 글에 한 사용자가 ‘지금 당신이 대통령인지 민주당 당대표인지 착각하시는 것 같다’고 답글을 달자 이 대통령은 “법이 금한 당무개입은 공직선거법 등 법률에 위반해 공천이나 경선에 관여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며 “일상적 정당활동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법률과 민주당 당헌·당규에 의해 당원으로서 참여할 권리가 인정되고 있으니 급작스러운 청년 기탁금의 과도한 인상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이 당무개입일 수는 없다”고 직접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당직 선거에 대해서는 구체적 후보에 대한 호불호 의견 표현도 법률이나 당헌·당규가 금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자율성을 존중해 자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탁금 인하 제안이 “특정 후보를 편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 최대 문제이고, 기탁금 문제는 청년들이 집권세력의 청년 인식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도 민주당 당원으로서 당이 당원과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제대로 실천하는, 유능하고 강한 민주적 정당이 되기를 염원하고 있음을 헤아려 달라”고 했다.
이후 약 6시간 후 이 대통령은 야당의 논평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두 번째 반박글을 올렸다. 야당을 겨냥한 만큼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하달했다”는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공당이 당직선거와 공직선거조차 구분하지 못 하면 안 된다”면서 “국정과 개인 사업을 구별 못 하는 것만큼 심각한 문제다. 그런 역량으로는 국정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어 “비난 논평 내실 때 최소한의 상식은 갖추시는 게 좋겠다”며 “당원의 소속 정당 당직선거 의견 개진은 적법하고 정당한 활동”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② 李대통령, 첫 한국 개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 참석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에 참석해 직접 축사에 나섰다.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하는 나라로, 나아가 문화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여정은 인류 공동의 성공 사례”라며 “한국의 지난한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부산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는 것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다”고 했다. 이어 “유네스코 헌장의 정신은 문화로 평화를 구현하고, 인류 화합을 이끌고자 한 백범 김구 선생의 통찰과 정확히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며 “높은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함께 지키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로 백범 선생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부산의 상징적 의미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은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연결하는 해양 수도로, 전 세계인과 교감하는 글로벌 문화도시로 우뚝 섰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이 한 도시와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부산이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개회식에 앞서 칼레드 엘에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접견한 이 대통령은 한·유네스코 파트너십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