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초대형 물류창고의 화재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센터는 단순 보관시설을 넘어 대규모 상품을 실시간으로 분류·배송하는 첨단 물류시설로 진화했지만, 방재 대책은 이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께 발생한 인천 쿠팡32물류센터 화재는 이날 현재까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다.
이번 화재 당시에도 스프링클러는 작동했지만, 3단 랙 구조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성 물질이 적재돼 있어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같은 물류창고 화재 특성을 반영해 강화된 창고시설 화재안전기준(NFTC 609)을 마련하고 202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일반형보다 방수량이 많은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랙식 창고는 랙 높이 3m 이하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2020년 건축허가를 받은 인천32물류센터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2024년 이전 건축허가를 받은 창고시설은 일반 건축물과 비슷한 수준의 스프링클러 기준을 적용받았다"며 "당시에는 분당 80ℓ 수준의 방수량을 기준으로 했지만, 현재는 분당 160ℓ 수준의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를 사용하고 방수 지속시간도 20분에서 60분으로 늘어나 소화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화된 기준을 기존 시설에 일괄 적용하려면 훨씬 큰 규모의 수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고 배관과 펌프 등 소방설비도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건축 구조상 보강이 쉽지 않은 시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류센터가 초대형·자동화 시설로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신규 시설에 대한 기준 강화에 그치지 않고, 기존 시설의 안전성을 끌어올릴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아크 차단기 설치를 확대하고 콘센트 화재를 막기 위한 소화 패치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선반마다 스프링클러가 직접 물을 뿌릴 수 있도록 하는 등 물류창고 특성에 맞는 안전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세종사이버대 재난안전학부 산업안전공학과 겸임교수는 "화재하중이 높아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시설은 스프링클러의 용수량을 60분보다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질식소화 방식을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이산화탄소 소방 설비를 설치하는 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물이 도달하느냐 마느냐와 상관 없이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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