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장기 외출을 준비하는 1인 가구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빈집 침입’이 아닌 ‘문 앞 택배 도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휴가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집을 비울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짚어봤다.
◆ 1인 가구 ‘택배 도난’ 가장 우려…여성은 ‘혼자 사는 사실 노출될까 봐’
20일 보안업체 에스원에 따르면 지난 7~10일 자사 보안서비스 이용 고객 7556명을 대상으로 ‘휴가철 주택 안전 실태와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인 가구의 59.1%는 휴가로 집을 비울 때 ‘문 앞 택배 도난’을 가장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는 다인 가구가 ‘낯선 외부인의 접근(55.0%)’을 가장 우려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통적인 불안 요소였던 ‘빈집을 노린 침입’은 1인 가구(46.2%)와 다인 가구(43.7%) 모두에서 2위로 밀려났다.
택배에 대한 걱정은 특히 여성 1인 가구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이어졌다. 여성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51.4%가 ‘택배로 혼자 사는 사실이 노출될까 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집 앞에 방치된 택배가 빈집임을 알리는 신호가 되는 동시에 이름·주소·주문 물품 등이 혼자 사는 여성임을 알리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항목에서 남성 1인 가구는 4.2%에 불과했다.
이 같은 우려가 막연한 불안감은 아니다. 전체 응답자 중 53.3%는 장기 부재중 실제 위협을 겪었다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문 앞 택배 분실’을 경험한 비율은 16.2%로, ‘현관문 앞 낯선 흔적(36.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에스원은 사회변화와 트렌드에 따라 안전에 대한 위협요소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스원은 “빈집 걱정은 도둑 걱정보다 문 앞 택배 도난과 반려견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며 “빈집 도난에 대한 표적도 집 앞에 쌓인 신문과 우유에서 택배 송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4만4948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국내 택배 물동량도 지난해 약 64억개를 기록하며 202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에는 우유 투입구를 차단하거나 전등을 켜두는 것이 주된 예방책이었다면, 이제는 현관 앞 택배 박스와 송장 관리가 핵심 조치가 된 배경이다.
◆ 휴가철 집 비울 때 주의할 점은
휴가 기간 중 범죄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우선 택배나 우편물이 오지 않도록 배송 날짜를 조정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배송일을 휴가 이후로 미루거나, 정기 구독 중인 물품이 있다면 해당 기간에는 배송 중지를 신청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배송이 올 예정이라면 배송지를 ‘문 앞’ 대신 아파트 무인 택배함이나 경비실로 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빌라나 원룸촌의 경우 인근 편의점의 택배 픽업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문 앞에 배송됐다면, 이웃 등에 대리 수거를 부탁해 상자가 쌓여 빈집임을 광고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주문서 작성 시 안심번호나 가상이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화번호 가운데 네 자리가 모자이크 처리돼 있더라도 일부 노출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 또 일부 송장의 경우 전화번호가 모두 노출돼 있기도 하므로 안심번호를 지정하는 것이 좋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남성 이름이나 중성적인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정보 유출 시 범죄 표적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대안이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휴가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조사 결과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88.2%가 ‘휴가지에서 올린 SNS 게시물로 집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실시간으로 “지금 공항”, “3박 4일 여행 출발” 등의 글을 올리는 행위는 문 앞 택배와 더불어 빈집 타이밍을 정확히 알리는 꼴이 될 수 있다. 여행 사진은 가급적 귀가 후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외에도 평소 택배 상자를 버릴 때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송장을 떼어내 분리배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세톤이나 송장 지우개 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액체가 휘발되거나 가려진 부분 밑으로 정보가 보일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송장을 따로 떼서 버리는 것이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기 전 현관과 창문의 잠금 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본 수칙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