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 결말에 대해 많은 분이 나한테 화를 냈다.”
배우 김정은이 2004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결말에 대해 시청자들이 분노를 쏟아냈다고 19일 SBS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서 전했다.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드라마의 ‘황당한 결말’은 많은 시청자에게 회자되고 있다. 파리의 연인을 포함해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며 다소 충격적이거나 아쉬운 결말로 평가되는 드라마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그 내용과 당시 시청자의 반응을 짚었다.
◆ ‘무슨 결말이 이러냐’ 시청자 게시판 폭주…‘파리의 연인’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중독성 있는 내용으로 풀어내며 2004년 당시 최고 시청률 57.6%를 기록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김정은, 박신양, 이동건의 열연과 함께 그들의 명대사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다. 특히 한기주(박신양 분)의 “애기야 가자”, “내가 고맙다는 말이 좀 서툴러. 도덕시간에 졸았거든” 등과 윤수혁(이동건 분)의 “이 안에 너 있다” 등의 명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극 중 사업 확장을 위해 프랑스를 찾은 재벌 2세 한기주는 자신의 집 가정부로 일하게 된 강태영(김정은 분)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기주의 조카인 윤수혁 역시 태영을 사랑하게 되면서 세 사람의 애틋한 삼각관계가 전개되고, 신분 차이와 집안의 반대 등 여러 갈등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지만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마지막 회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드라마 작가의 작품 속 이야기였다는 암시와 현실 속 태영이 한기주를 연상시키는 남성과 우연히 재회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주인공들의 사랑이 현실이 아닌 ‘극중의 극’으로 끝나면서 당시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동안의 이야기가 모두 허상이었나’, ‘허무한 결말’이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이 미우새에 출연해 전했던 일화는 당시 시청자들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을 배우에게 표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 충격적 비극의 결말,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해 방영된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은 배우 하지원, 조인성, 박예진과 최근 드라마 ‘김부장’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맞은 소지섭의 열연으로 당시 인기를 끌었다. 파격적인 전개와 해외 촬영지 등 다양한 볼거리로 이목을 끌었다.
극 중 최영주(박예진 분)와 강인욱(소지섭 분)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정재민(조인성 분)과 이수정(하지원 분)도 서로에게 끌리지만, 재벌가 자제인 정재민과 최영주의 정략결혼, 신분과 계급의 벽으로 인해 네 사람의 관계는 점점 뒤틀려간다. 결국 재민은 자신의 곁을 떠나려는 수정과 그런 수정 곁을 지키는 인욱을 향해 걷잡을 수 없는 집착과 분노를 키워간다.
마지막 회에서 재민은 함께 있던 인욱과 수정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스스로도 방아쇠를 당겨 목숨을 끊는다. 사랑과 집착, 배경 갈등이 뒤엉킨 이야기는 등장인물 전원이 파국을 맞는 비극으로 마무리됐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이 결말은 지금까지도 많은 시청자의 기억 속에 충격적이면서도 황당한 엔딩으로 각인돼 있다.
◆ 갑자기 사고를?…‘지붕뚫고 하이킥’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방영된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은 상류층 가정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자매가 한 지붕 아래 얽히며 벌어지는 일상 코미디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지훈(최다니엘 분)과 정준혁(윤시윤 분), 황정음(황정음 분), 신세경(신세경 분)이 얽힌 사각관계는 방영 기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그러나 마지막 회에서 시트콤 특유의 유쾌한 결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세경이 지훈에게 마음을 고백한 뒤 두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음을 암시하는 연출로 끝났기 때문이다.
명확한 서사 없이 던져진 열린 결말에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 의도가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더니 이게 희망이냐’, ‘새드엔딩보다는 황당한 엔딩이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시트콤 특유의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결말을 기대했던 시청자가 많았던 만큼 예상 밖의 비극적 결말이 기존 작품 색깔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