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이방원·정도전, 2인극 무대서 붙는다

창작뮤지컬 ‘난세’ 9월 재공연
조선 건국기 권력 다툼 그려

조선 건국기의 숙적 정도전과 이방원이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세우는 데 힘을 모았지만 건국 뒤 왕위 계승과 병권, 국가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갈라선 두 인물이다. 이들의 마지막 대결을 그린 창작뮤지컬 ‘난세’(포스터)가 4년 만에 공연된다.

20일 제작사 콘텐츠플래닝에 따르면 이 작품은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기 직전의 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마주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고려 말부터 조선 건국에 이르는 격변기를 배경으로 두 사람이 같은 꿈에서 출발해 서로에게 칼을 겨누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역사상 정도전과 이방원은 새 왕조 개창이라는 목표 아래 한편에 섰다. 정도전이 조선의 제도와 통치 질서를 설계했다면 이방원은 정몽주를 제거하는 등 건국 과정의 결정적인 고비에서 행동에 나섰다. 그러나 태조가 어린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하고 정도전이 왕자들의 사병을 혁파하려 하면서 두 사람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세자 책봉과 병권, 왕자와 공신 세력의 주도권 다툼이 복합적으로 얽힌 갈등이었다. 이방원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정도전과 이방석 등을 제거했고 이후 조선 제3대 왕 태종에 올랐다.

작품은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앉은 정도전과 이방원은 함께 혁명을 꿈꾸었던 과거를 되짚는다. 그러나 난세를 끝내고 백성을 위한 나라를 세우려는 정도전과 자신의 방식으로 새 시대를 완성하려는 이방원의 구상은 점차 어긋난다. “불꽃이 지나간 자리에서야 새순이 돋으리”라는 문구처럼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서로를 제거해야 하는 역설과 비극을 파고든다.

2022년 초연은 여러 인물 시선으로 조선 건국의 과정을 펼쳐 보였는데 이번 무대는 정도전과 이방원만 등장하는 2인극으로 재구성됐다. 한때 같은 목표를 품었던 두 사람이 왜 서로의 반대편에 설 수밖에 없었는지 관계와 감정의 변화에 집중한다.

정도전 역은 조풍래와 손유동, 심수호가 나눠 맡는다. 이방원 역에는 초연에 출연했던 최석진과 함께 박두호, 김기택이 이름을 올렸다. 김은영이 글과 음악, 연출을 맡고 박해림이 작사한다. 서울 대학로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9월 8일부터 11월 2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