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00억원’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코스닥 상장사가 급증하고 있지만, 해당 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를 위한 보호 장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유지 기준이 기존 40억원에서 7월부터 200억원으로 대폭 강화된 가운데, 최근 미국 나스닥이 추진 중인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500만달러·약 75억원)과 비교해도 코스닥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 7월에만 시총 미달 관리종목 7개 지정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들어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에 오른 코스닥 상장사는 7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1∼6월 상반기에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사례가 6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상반기 전체 건수를 넘어선 것이다.
◆ 투자자 보호는 ‘K-OTC’뿐
거래소는 시총 미달로 상폐가 되더라도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KOFIA)가 운영하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지난해 8월 K-OTC시장 내에 상장폐지지정기업부를 신설, 상폐된 기업 주주들의 거래를 6개월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K-OTC는 정규장만큼 활발히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상폐된 종목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전하기엔 한계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상폐시킨 종목들에 대해 금투협에서 운영하는 K-OTC에서 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거래량이 적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주주들 입장에선 그냥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K-OTC 내 상장폐지지정기업부 소속 종목들의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6만4822주, 거래대금은 59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K-OTC 내 전체 시장(등록·지정·상장폐지지정기업부 합산) 일평균 거래량 46만8653주, 거래대금 37억원과 비교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최근 미국 나스닥이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 도입을 추진 중인데 시총 기준 금액이 500만달러(약 75억원)로 코스닥(200억원) 기준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나스닥 역시 제 역할을 못하는 기업들을 시장에서 퇴출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새 규칙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기준 금액은 한국이 훨씬 높아 코스닥과 나스닥의 시장 규모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이 코스닥보다 더 큰 규모로 거래가 되는 시장인데 그럼에도 코스닥에 200억원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부가 표방하는 주주보호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건전화라는 화두 속에서 부실한 기업들을 상폐하는 건 불가피하며 대승적 차원에서라도 코스닥이 제 기능을 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