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분쟁과 기후변화, 개발 압력 등 복합적인 위협으로부터 세계유산을 지키기 위해 ‘협력’을 세계유산협약 체계의 새로운 전략 원칙으로 삼자는 국제사회의 공동 선언이 부산에서 나왔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세계유산의 기록과 보존에 활용할 때 정확성과 공동체의 권리, 데이터 보안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도 제시됐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세계유산에 관한 부산선언’을 공식 채택했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주도로 마련된 선언으로 21개 위원국이 합의로 뜻을 모았다.
부산선언의 핵심은 세계유산협약의 기존 5개 전략목표를 관통하는 원칙으로 ‘협력(Collaboration)’을 제시한 것이다. 세계유산협약은 그동안 신뢰성(Credibility), 보존(Conservation), 역량 강화(Capacity-building), 소통(Communication), 공동체(Communities)를 이른바 ‘5C’ 전략목표로 삼아왔다. 부산선언은 여기에 협력을 여섯 번째 C로 제시하는 동시에, 기존 5개 목표를 서로 연결하고 강화하는 공통 원칙으로 기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부산선언의 후속 조치로 국제포럼 정례화와 국경을 넘는 세계유산의 공동 관리, 태평양 도서국의 기후위기 대응, 아프리카·남아시아 지역의 등재·관리 역량 강화 등 12개 사업을 추진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부산선언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의 핵심 성과이자 미래를 향한 이정표”라며 “선언의 의제들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당사국과 자문기구, 세계유산센터 등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장 옆에서는 개최국 공식 전시관인 ‘대한민국관’이 문을 열었다. 29일까지 운영되는 대한민국관에는 35개 기관이 참여해 45개의 전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관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길게 늘어서면서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고, 취타대 연주와 수문장 개문행사로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