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위해 수십㎏까지 체중을 늘리는 배우들의 ‘증량 투혼’은 캐릭터를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무리한 증량은 배우들에게 건강 이상이나 정신적 부담, 체중 관리의 어려움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배우 유지태, 남궁민, 김대명은 배역을 위해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린 경험과 그 영향을 직접 털어놨다.
◆ 최고 105㎏까지 몸 불린 유지태…고지혈증·급성 위염까지
유지태는 작품마다 캐릭터에 맞춰 극적인 체중 변화를 감수해왔다. 그는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한명회 역을 맡기 위해 최고 105㎏까지 몸무게를 늘렸던 비화를 공개했다.
1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민정 MJ’ 영상에서 유지태는 “‘왕과 사는 남자’를 촬영할 당시 105㎏이었는데 제 인생 최고 몸무게였다”며 “‘주유소 습격사건’ 때는 72㎏으로 가장 말랐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따라 최저 72㎏에서 최고 105㎏까지 최대 33㎏의 체중 변화를 겪었다.
무리한 증량은 유지태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개그맨 김준호가 “건강에 많이 안 좋았겠다”고 하자 유지태는 “맞다. 안 좋아졌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앞서 3월2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에서 급격한 체중 증가로 겪은 후유증을 자세히 털어놨다.
유지태는 “고지혈증, 급성 위염, 대장염까지 몸에 안 좋은 건 다 달고 살았다”며 “단기간에 몸을 키우려고 고칼로리 음식을 억지로 많이 먹다 보니 몸에 무리가 정말 많이 갔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2023년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 ‘비질란테’에서도 조헌 역을 위해 약 20㎏을 증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건강적인 면에서는 찌우는 것보단 빼는 게 좋다. 20㎏ 증량하면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며 “아무리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도 지방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혈관 문제 생긴다”고 말했다.
◆ 18㎏ 벌크업한 남궁민 “샤워하다 두 번 울었다”
남궁민은 배역에 맞춰 외형부터 바꾸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는 2021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검은 태양’에서 국정원 요원 한지혁을 연기하기 위해 66㎏에서 84㎏까지 18㎏을 증량했다.
같은 해 9월 열린 ‘검은 태양’ 제작발표회에서 남궁민은 “한지혁은 너무 말끔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보복과 응징을 주로 맡은 인물이라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느낌을 풍기고 싶었다”며 “벌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리니 제작진이 좋아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배역 때문에 증량을 해본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남궁민은 ‘검은 태양’ 촬영 당시의 벌크업 과정과 그로 인한 고충을 회상했다.
10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남궁민은 “평소 몸무게는 71~72㎏ 정도인데 ‘검은 태양’ 대본을 보고 덩치가 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을 제압하려면 덩치가 커야겠다 싶어 84㎏까지 찌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약 10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3시간씩 운동했고, 하루 5~7끼를 챙겨 먹었다. 남궁민은 “촬영 현장에 갔는데 근육이 없어지는 악몽을 꿀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그 이후로 강박이 심해져서 운동을 멀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극한의 벌크업 과정은 남궁민에게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을 안겼다. 그는 “운동하다 운 적도 있다. 몸으로 하는 일이 너무 괴로웠다”며 “‘내가 왜 이거 한다고 했을까’ 싶어 샤워하다가 두 번 정도 울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 96㎏까지 찌운 김대명 “예전 몸으로 못 돌아갔다”
김대명은 드라마 속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크게 늘린 후 한동안 예전 몸무게를 되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1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 영상에서 김대명은 2014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미생’의 김동식 대리 역을 맡기 위해 체중을 늘렸던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마른 체형이었다”며 “작품을 준비하며 조금씩 살을 찌우다가 캐스팅이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증량해 93㎏까지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몸무게는 96㎏까지 갔다”며 “배역 때문에 체중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명은 작품이 끝난 뒤에도 늘어난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찐 상태로 꽤 오래갔다”며 “먹던 버릇이 루틴이 되니까 안 되더라. 그때는 못 돌아왔다. 바로 요단강을 건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대명은 ‘미생’ 이후 다른 작품을 위해 체중을 감량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 8월25일 방송된 SBS 파워FM ‘장예원의 씨네타운’에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위해 20㎏을 감량했다며 “식단 조절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긴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즐겁고 결과물을 보면 기쁘다”며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