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화재 61시간 만에 초진… 주민 대피령 해제

국내 물류센터 화재중 최장시간
대응 단계 유지, 잔불 진화작업
5층에 리튬배터리 로봇 수백대
불길 확산 저지선 구축해 대응
합동감식 등 원인 규명 본격화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여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사흘 연속 야간 진화 작업에 나선 당국은 대응 단계를 유지한 채 잔불 진화작업을 벌였다.

인천소방본부는 18일 오전 6시54분쯤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난 불이 20일 오후 8시 초진됐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지상 8층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한데다 보관 중인 다량의 가연성 물질과 복잡한 건물 구조 등으로 인해 소방 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0일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초기 진화까지 가장 긴 시간이 걸린 국내 물류센터 화재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초진까지 최장 시간은 5년 전인 2021년 6월 55시간이 걸린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 현장이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2시 현장 브리핑에서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용 로봇이 수백대 위치해 있다”며 “(여기로) 불이 확산하면 건물 전체로 연소가 급격하게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위험 상황을 재차 설명했다. 리튬배터리의 보유량은 전기차 20대 분량을 의미한다.

소방 당국은 화재가 램프(차량 진출입로) 기준으로 6층 오른쪽(1번 구역)에서 시작돼 7층에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지상·공중 입체적 진화 작업을 벌이며 동남쪽의 화세가 잠시 줄어든 사이 19일 오후 7시30분쯤 서측, 이날 오전 6시50분 북측의 모든 방면으로 퍼졌다.

인천 물류센터는 쿠팡이 직매입해 배송하는 상품을 보관하는 핵심 물류시설로 분류된다.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로 축구장 42개를 합친 규모다. 최초 발화 장소인 6층에는 층고 10m 높이의 3단 선반에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재를 감은 생활용품 등 각종 상품이 빽빽하게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조와 적재물 특성으로 불이 빠르게 번지고 많은 열과 연기를 발생시켰다. 당국은 물류센터 내부의 농연과 고열로 인해 6∼7층에 직접 들어가지 못한 채 5층에서 연소 확대 저지선을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구는 이날 오후 11시를 기해 물류센터 반경 116m 지역 상가와 사무실에 대해 발령한 대피령을 24시간 만에 해제했다. 앞서 진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한 바 있다.

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가량 떨어진 SK인천석유화학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고가·굴절 사다리차를 배치하기도 했다. 석유화학 공장은 보안 관리가 엄격한 국가중요시설로 취급된다.

인천경찰청은 광역범죄수사대 소속 광역범죄수사1계와 중대재해수사계 등 경찰관 35명이 포함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수사 전담팀’을 구성했다. 초진이 이뤄짐에 따라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본격화한다. 감식에는 인천소방본부·서부소방서 화재조사팀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천경찰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