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만원 찍더니 127만원”…47% 빠진 삼성전기, 목표가는 300만원

52주 최고가서 47.2% 하락…목표주가 300만원 유지
하나증권 “MLCC·FCBGA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
내년 영업이익 3조3918억원 전망…올해보다 97.9%↑

삼성전기 주가는 52주 최고가 241만7000원에서 127만7000원으로 내려앉았다. 낙폭은 47.2%다.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기 제공

하나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300만원이다. 지난 16일 종가보다 134.9%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고점의 절반 가까이 밀렸지만 목표주가는 그대로 뒀다.

 

하나증권은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에 주목했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워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 공식 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는 127만7000원이다. 52주 최고가인 241만7000원과 비교하면 주당 114만원, 비율로는 47.2% 떨어졌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00만원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134.9% 높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7월 3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빅테크와 경쟁 업체들의 코멘트가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예상 실적과 업황, 비교 기업의 기업가치 등을 반영해 증권사가 제시한 추정치다. 실제 주가가 목표 수준까지 오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나증권은 MLCC 공급 부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세계 MLCC 시장을 이끄는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의 가동률은 4개 분기 연속 90%를 웃돌고 있다. 공장은 사실상 최대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주요 업체의 대규모 증설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요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AI 서버의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탑재량이 증가하고 있다.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먼저 배정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 쓰이는 범용 제품의 공급 여력도 줄어드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과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겹치는 하반기에는 수급이 더 빠듯해질 수 있다는 게 하나증권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MLCC 공급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CBGA도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

 

FCBGA는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이다. AI 가속기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칩의 크기가 커지고, 이를 받치는 기판도 더 넓고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판이 대형화·고다층화하면 평탄도를 유지하고 휘어짐을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제조 난도가 높아지고 불량률이 올라가 증설한 설비만큼 생산량이 늘지 않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기판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더라도 실제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적도 AI 부품 수요 증가를 보여준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40% 늘었다. 분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회사는 AI 서버·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MLCC와 AI 가속기·서버 중앙처리장치용 FCBGA 공급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72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하는 AI 가속기와 서버 CPU, 네트워크용 고부가 기판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나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3조4274억원, 1조7140억원으로 추산했다.

 

내년 매출은 16조783억원, 영업이익은 3조3918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보다 97.9% 많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1%에서 올해 12.8%, 내년 21.1%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MLCC와 FCBGA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과 가격 협상력이 함께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오는 30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로 향한다. 삼성전기가 공급 부족을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했는지,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기조를 유지할지가 주가 반등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