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증시 상장 직후 시가총액 5위까지 치솟았던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시가총액 순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최고점 대비 시총이 1조 달러(약 1380조원) 이상 증발하면서 상장 초기 과열됐던 투자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메타플랫폼스에 시총 순위를 내주고 미국 대형 기업 순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상장 직후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한때 아마존닷컴을 제치고 시총 기준 미국 기업 중 5위까지 오른 바 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주 공모가(135달러)를 처음 밑돈 데 이어 이날 메타에도 시총 순위를 내주며 8위로 밀려났다. 브로드컴에도 이미 추월당한 상태다.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119.85달러에 마감해 7거래일 동안 21.0% 빠졌다. 현재 시총은 약 1조5900억 달러로, 메타(1조64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주가 하락은 최근 이어진 사업 차질과 투자심리 악화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 16일 엔진 문제로 ‘스타십’ 13차 시험 발사를 연기했고, 20일 오전 예정됐던 ‘팰컨9’ 로켓 발사도 취소하는 등 잇따라 차질을 빚었다.
회사의 장기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스타십 개발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클리어스트리트리서치의 그렉 펜디 애널리스트는 “스타십은 커넥티비티와 AI 사업의 핵심 축”이라며 “일정이 밀리면 성장 스토리 자체가 늦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초기 기대감이 빠르게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기업가치와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첫 실적 발표와 보호예수 해제가 향후 주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23일 스타십 13차 시험 발사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차세대 위성 발사와 재사용 기술 검증 등이 예정돼 있어 성공 여부가 향후 투자심리 회복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반면 메타는 AI 신모델 ‘뮤즈 스파크 1.1’이 호평을 받은 데다 앤트로픽과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7월 들어 14.7%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AI 기대감이 메타로 이동하는 사이 스페이스X는 로켓 개발 일정과 실적에 대한 검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