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치매면 본인도 위험 커진다…95만명 분석 결과

대만연구팀 "치매 환자의 배우자, 여성 74%·남성 69% 위험↑"
"부부, 생활습관·환경 공유…치매 예방, 가구 단위 접근 필요"

배우자가 치매에 걸리면 본인의 치매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부부가 생활습관과 환경을 공유하는 만큼 치매 예방도 개인이 아닌 가족 또는 가구 단위의 치매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우자가 치매에 걸리면 상대 배우자의 치매 위험도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만 국가위생연구원(NHRI) 우치신 박사팀은 21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대만 기혼자 95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치매 환자의 배우자가 아닌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약 70%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돌봄 제공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노년 질환으로, 대부분 치매 환자는 요양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생활하며 배우자가 가장 가까운 돌봄 제공자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대만 국민건강보험연구데이터베이스(NHIRD)를 이용해 1998~2022년 새로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배우자 19만1021명과 연령과 성별, 소득 등을 맞춘 대조군 76만4084명 등 95만5105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대조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치매 위험비(HR)가 1.74로 대조군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74% 높았고, 남성은 위험비가 1.69로 69% 높았다.

 

실제 5년 내 치매 발생 위험도 여성은 치매 환자의 배우자가 6.47%로 대조군(3.72%)보다 2.75%포인트(P) 높았고, 남성은 9.24%로 대조군(5.75%)보다 3.49%P 높았다.

 

이런 경향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비슷했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배우자가 치매일 때 상대적인 위험 증가가 젊은 연령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지만, 실제 치매가 추가로 발생하는 규모를 나타내는 절대위험 차이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커졌다.

 

연구팀은 고령층은 원래 치매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대위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소득이 높거나 자녀 수가 많은 경우 배우자의 치매와 자신의 치매 위험 간 연관성이 다소 약해졌다. 이는 소득이 높으면 돌봄 서비스 이용이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자녀가 많으면 돌봄 부담을 가족이 분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부부가 생활습관과 환경을 공유하는 데다 치매 환자를 돌보며 겪는 만성 스트레스, 우울, 수면장애, 사회적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높거나 자녀가 많을수록 이런 연관성은 다소 약했다. 연구팀은 돌봄 부담이 분산되고 의료·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기 쉬운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치매 위험은 환자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치매 예방과 지원도 개인이 아닌 가족 또는 가구 단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