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주민 대피령 해제됐지만…진료 상담만 230건

여전히 190명 임시대피소에…"오염도 조사·후속 지원 필요"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난 큰불이 잡히며 주민 대피령이 해제됐지만 불안감이 여전한 현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후속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인천시와 서해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신현초와 신현북초 등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머무는 주민은 190명(123세대)으로 전날 저녁(202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류센터 인근에 내려진 대피령이 해제됐지만,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주민들은 대피소를 떠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은 당초 대피령 대상은 아니었으나 대부분 연기와 분진 피해를 우려해 대피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오전 기준 대피소 주민들의 진료 상담 건수는 230건이며, 불안 등으로 인한 심리 상담도 58건이 이뤄졌다.

이들 주민은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연기와 분진 탓에 주로 두통, 속 쓰림,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 주변에서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 농도가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지만 평상시의 2.5배 수준으로 한때 증가하기도 했다.

앞서 2021년 발생한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때 역시 소화수로 인해 식수로 쓰던 지하수가 오염됐다며 인근 주민들이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쿠팡 측이 의뢰한 지하수 수질검사에서도 대장균이 많이 검출돼 '음용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또 인근 마을 주민 수십 명이 두통과 눈 따가움 증상을 호소하거나 농작물과 양봉장이 분진에 뒤덮이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는 지자체의 철저한 오염 상황 공개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유독가스는 대기 중으로 확산이 잘 되는데, 비가 오면 아래쪽으로 깔리면서 인체에 미칠 위험성이 더 클 수도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치료 지원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인근 신석초등학교 학생들이 방학식은 생략한 채 방학 안내를 받은 뒤 하교하고 있다. 이 학교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전날 임시 휴교했다. 학교 교실에 연기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아 간단한 방학 안내로 방학식을 대체했다. 연합뉴스

이어 "화재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염 자체가 많이 희석되기는 하지만 지자체가 실시간으로 오염 상황을 조사해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해구는 주민들을 위해 현장 응급의료소 3곳을 운영하는 한편 대기오염물질 분석 차량으로 일대 대기 오염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구가 주민들에게 지원한 물품은 이날 오전 기준 마스크 4천911개, 식사 3천131끼, 식수 4천병, 생필품 355개 등이다.

서해구 관계자는 "화재 진압에 쓰인 소방수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가좌하수처리장으로 유입 처리하고 있다"며 "현재 일대 오염물질 농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