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잇단 인상… 증시서 ‘逆머니무브’ 조짐

예금, 보름 만에 16조 유입

시중은행 정기예금 3%대 진입
저축銀선 최고 4%대 중반 내놔
은행 정기예금 잔액 965조 넘어
3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 전망

주담대 금리는 상단 7.5% 돌파
기준금리 두차례 추가인상 예상
주담대 8% 넘으면 차주들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수신상품 금리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에 증시로 대거 빠져나갔던 자금이 이번 달 들어 보름 만에 16조원 가까이 예금으로 유입되는 등 다시 대이동하는 조짐이다.

 

서울 시내 주요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뉴스1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3%대로 올렸고, 저축은행에서는 4%대 상품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만기 1년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연 2.9%에서 3.2%로 조정했다. 올해 창립 44주년 기념으로 특판 중인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은 이달 말까지 1조원 한도로 만기 1년 예금을 최고 연 3.3%에 판매한다.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신한 SOL메이트 정기예금은 23일까지 3000억원 한도로 특판하며, 만 50세 이상 개인과 개인 사업자 고객에 한해 만기 1년 예금을 최고 연 3.4%에 제공한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2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인상했고,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연 3.30%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에서는 최고 4%대 중반까지 정기예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리는 더블저축은행의 복리정기예금(4.45%)이고, 그 뒤를 동원제일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4.41%), 바로저축은행 SB톡톡 정기예금(4.40%) 등이 이었다.

 

증권사들도 CMA 수익률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일부터 CMA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미래에셋증권의 CMA-RP 네이버통장도 22일부터 1000만원 이하 우대수익률을 연 2.50%에서 2.65%로, 1000만원 초과분은 연 1.95%에서 2.10%로 각각 올린다. CMA는 은행 예금과 달리 자금을 묶지 않으면서 매일 수익을 받을 수 있어 금리 인상기와 증시 급변기에 대기자금을 흡수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확정금리 상품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 증시로 쓸려나가던 머니무브는 한풀 꺾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65조2949억원으로, 6월 말보다 15조895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5월(18조3953억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 추세대로 월말까지 계속 늘면 2022년 10월(47조7231억원)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대 증가를 기록할 수 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 7.5%를 돌파했다. 5대 은행의 전날 기준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9∼7.52%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말(연 4.26~7.10%)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53%포인트, 상단은 0.42%포인트 높아졌다. 긴축 기조로 전환되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6개월)도 현재 연 4.17~6.88% 수준으로 7%에 육박했다.

정책대출도 고금리 양상은 비슷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7월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10년 만기(연 4.90%)를 제외하고 모든 만기별(15·20·30·40·50년) 금리가 5%를 넘어섰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5%대로 올라온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7개월 만이다.

한은 금통위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연 3.5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출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점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주담대 금리가 연 8%대를 넘어선다면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반 만의 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