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탁 통해 전문성 활용… 성과 따른 책임 강화도” [심층기획-‘혈세 먹는 하마’ 지역 공공시설]
기사입력 2026-07-21 19:07:54 기사수정 2026-07-21 19:14:02
전문가, 운영 개선 조언
“효율·경쟁 중심에 경영 마인드 장착 적정 이용료 책정해 적자 폭 줄이고 복합시설화해 고정 수입원 마련도”
이용률 저조 등으로 막대한 적자가 쌓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공공시설에 민간의 운영 전문성을 활용하고 성과에 따른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자체 직영이나 시설관리공단 등 산하기관 위탁에 치우친 운영방식을 다변화하고 적정 이용료와 새로운 수입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육동일 원장(왼쪽부터), 송광태 교수, 장현주 교수.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은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민간 전문가나 사회적 기업에 지자체 공공시설 운영을 많이 맡긴다고 전했다. 육 원장은 21일 “대표적으로 일본은 ‘지정 관리자 제도’를 통해 지자체가 소유한 시설을 민간 사업자나 비영리 법인이 운영하게 하고 이용객 수나 만족도, 수익 창출 등 성과를 평가해 결과가 좋지 않으면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공공시설을 공무원보다는 효율과 경쟁 중심의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광태 국립창원대 명예교수(행정학)는 “경영 마인드를 갖춘 인사를 운영 책임자로 배치하고, 운영 성과를 철저히 평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적정 이용료 책정이 제시됐다. 송 교수는 “입장료와 대관료가 너무 낮으면 이용자가 시설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한 달 이용료가 5만원이면 ‘안 가도 5만원밖에 안 되는데’라고 생각해 실제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현주 한국외대 교수(행정학)도 지자체 공공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지나치게 낮은 이용료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 교수는 “공공시설의 성격상 일정 수준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적자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이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적정 수준의 이용료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공연장·경기장 등 이용 대상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대형 공공시설의 경우 임대 수입 등 자체 수입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흑자를 내지 못하더라도 적자 폭을 줄일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서울월드컵경기장 사례처럼 시설 일부 공간에 생활편의시설 등을 유치하고 임대차계약을 통해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 원장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공공시설에 공연장, 카페 등 상업시설을 넣어 복합시설화해 이용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영국도 지자체 공공시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시설 운영에 민간 기부를 활용할 수도 있다. 송 교수는 “기부금을 받아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거나 운영비에 보탤 수 있다”며 “이후 시설에 기부자의 이름을 표시하고 기부금 사용처를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제대로 된 공공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 원장은 “지자체 공공시설 적자는 결국 시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만큼 적극 감시하고 지난해 용인경전철 주민 소송 승소 사례처럼 환수조치까지 하는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