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보이콧 철회… 국회 정상화 수순

선관위 특검 합의따라 원내 복귀
복지위 등 7개 상임위원장 수용
23일 원구성 절차 마무리될 듯

野 22일 의총서 상임위장 후보 확정
복지위 이만희·산자위 김성원 내정

선관위 특검 합의하며 협상 물꼬
여야 3명씩 6명 국민추천위 구성
최종후보 2명 압축 대통령에 추천
수사 대상·범위·기한은 추가 협의

22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 지 50일 넘게 공전하던 국회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민의힘은 21일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 보이콧을 중단하고 원내로 복귀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선출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오는 23일 원 구성 절차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 존폐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 각 상임위별로 다양한 현안들이 있기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를 일방적으로 가져간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여전히 수긍하지 못하고 강한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원 복귀에 대해서는 일단 추인했다”고 밝혔다. 7개 상임위원장직을 그대로 수락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변동은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상임위원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의총을 마친 뒤 당 홈페이지에 상임위원장 선출 일정을 공고했고, 22일 후보자 접수를 거쳐 23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후보를 확정한 뒤 오후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보건복지위원장에 이만희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김성원 의원, 교육위원장에 김희정 의원, 성평등가족위원장에 임이자 의원을 각각 후보로 내정했다. 정보위원장은 이양수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은 김정재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은 송석준 의원이 맡을 예정이다. 이양수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김정재·송석준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장과 외교통일위원장을 각각 1년씩 교대로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장기간 대치하던 여야는 이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특별검사 법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원 구성 협상의 물꼬를 텄다.

 

합의문 들고 악수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안 마련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정 원내대표, 한 원내대표,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 남정탁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정 원내대표, 한 직무대행,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공동취재사진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특검을 추천하는 절충안을 타결하고, 7월 임시국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 3명씩 추천해 총 6명으로 국민추천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민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각 3명의 후보를 추천받은 뒤 이 가운데 2명을 여야 합의로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후보 2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추천위가 대한변협과 법전원협의회에 재추천을 요청하기로 했다.

 

다만 이날 합의는 특검 추천 절차에 한정됐다. 수사 대상과 범위, 기간과 규모 등은 추후 협상에서 정하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합의한 것은 특검 추천 절차에 대해서만 합의한 것이고, 수사 대상과 범위, 기간 등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선관위 특검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야당이 추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한국법학교수회와 법전원협의회, 대한변협이 각 1명씩 추천하는 제3기관 추천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대한변협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민주당안을 거부해왔지만,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는 국민추천위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정 원내대표는 특검법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반드시 야당 추천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을 충분히 달성했다”며 “국민추천위에서 추천하는 2인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다고 판단해 수정을 제안했고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우리 의사에 반하는 특검이 임명될 수 없는 절차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총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영향에 따른 주식시장 급등락, 홈플러스 사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 등 각종 현안에 대응하려면 국회 복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검 수사 범위에는 선관위 서버 압수수색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과 재외국민 투표 부실 관리 의혹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검 합의안을 놓고 장동혁 대표와 정 원내대표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도 드러났다. 장 대표는 발언권을 신청해 특검 수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수사한 사안이 특검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향후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 절차만 먼저 합의하고 수사 대상과 범위는 추가로 논의하는 만큼 특검법 추인을 미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22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만큼 이제는 원내에 복귀해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 원내대표가 “수사 범위는 추후 협상에서 좀 더 명확히 하겠다”고 설명한 뒤 특검법 합의안과 국회 복귀안이 추인됐다. 한 초선 의원은 “대다수 의원이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박수로 동의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특검과 별도로 사전투표제 폐지와 각급 선관위 통폐합, 독립 감찰기구 설치 등을 담은 선관위 개혁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 선거관리개혁특별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투표용지 100% 인쇄 의무화, 내부 공익 신고자 보호 명시, 선관위 기존 업무와 분리된 독립 감사기구 설치 방안 등에 의견을 모았다”며 “중앙선관위원장을 상임으로 하고 사무총장 권한을 축소한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24일 여의도연구원 토론회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