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한 번에 30분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 이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스포츠의학계에서는 짧게 자주 움직이는 ‘운동 스낵(Exercise Snacks)’이 새로운 운동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5분 이하의 짧은 운동을 하루 최소 두 차례 실시하는 형태로, 심폐체력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다.
과자를 먹듯 틈날 때마다 짧게 운동한다는 의미의 ‘운동 스낵’은 긴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직장인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헬스장에 갈 시간을 따로 내지 못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짧은 움직임을 반복해 운동량을 쌓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운동 스낵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달라진 한국인의 생활 패턴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1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비율은 2014년 54.8%에서 2023년 62.4%까지 상승했고, 2024년에도 60.7%를 기록했다. 생활체육 참여 인구는 10년 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생활체육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성인의 하루 평균 좌식시간이 평일 기준 8시간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한 번 운동을 하더라도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서 보내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운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만이 아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 속에서 얼마나 자주 몸을 움직이느냐도 중요한 건강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영국 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은 7개 데이터베이스에서 6000여 편의 논문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RCT) 11편, 참가자 414명을 분석했다.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에서는 5분 이하의 운동을 하루 최소 두 차례, 주 3~7일, 4~12주(평균 7.5주) 실시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참가자의 69.1%는 여성이었고 연령은 18.7세부터 74.2세까지였다.
분석 결과 운동 스낵은 신체활동이 부족한 성인의 심폐체력을 큰 효과크기(Hedges' g=1.37)로 향상시켰다. 효과크기는 개입 효과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0.8 이상이면 ‘큰 효과’로 평가된다. 연구진이 이상치 1편을 제외한 뒤에도 효과크기는 1.02로 큰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에 포함된 운동 스낵의 총 운동량은 주당 약 4.5~67.5분으로, WHO가 권고하는 주당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 결과를 ‘일주일에 몇 분만 운동하면 충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진은 기존 운동 권고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으로 운동 스낵의 의미를 평가했다.
연구진은 운동 스낵으로 나타난 심폐체력 개선 효과가 일반적인 빠른 걷기 프로그램에서 보고된 개선 수준과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도 제시했다.
운동 순응도와 프로그램 지속률도 높았다. 운동 순응도(compliance)는 91.1%, 프로그램 지속률(adherence)은 82.8%에 달했다. 짧은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는 점이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운동 스낵이 기존 운동 권고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현재 근거만으로 체중이나 혈압, 혈중지질 등 모든 심대사 건강지표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심폐체력 향상 효과에 대한 근거는 비교적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짧은 움직임은 심폐체력뿐 아니라 식후 혈당 관리에서도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올해 발표된 또 다른 메타분석은 17개 임상시험, 비만 성인 261명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장시간 앉아 있는 대신 2~5분 정도의 짧은 활동을 반복한 사람들은 식후 혈당(iAUC)이 표준화 효과크기(SMD) -0.49, 인슐린 반응은 -0.2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30분 이상 계속 앉아 있기보다 중간중간 짧게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성인에게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을 권고하면서 동시에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을 줄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더라도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운동 스낵은 거창하지 않다. 대표적인 방법은 ▲점심식사 후 2~5분 걷기 ▲사무실에서 스쿼트 15~20회 ▲2~3분 제자리 걷기 ▲회의 전후 런지 10회 등이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것도 일상 속 움직임을 늘리는 방법이다.
운동에 대한 관점도 넓어지고 있다. 한 번에 긴 시간을 내 운동하는 것뿐 아니라, 짧은 움직임을 일상 속에 여러 차례 더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점심식사 후 3분 걷기, 계단 몇 층 오르기, 회의 사이 잠깐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작은 실천을 쌓는 것이 운동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순간을 조금씩 늘리는 데 있다는 게 최신 스포츠의학이 전하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