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넘어 예술로 비상…2026년 구상솟대문학상 박성진 시인·이원형어워드 김원서 화가 선정

사단법인 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석창우)는 21일 2026년 제36회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로 박성진(40·시각장애) 시인을, 제9회 이원형어워드 수상자로 김원서(63·지체장애) 화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구상솟대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맹문재 안양대 교수, 김재홍 가톨릭대 교수,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박성진 시인의 작품 ‘포도넝쿨이 덮은 집’ ​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제36회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 박성진 시인.

박 시인은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어린 시절부터 시력이 점차 감퇴해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학년에 재학 중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대학 졸업 후 직업을 갖기 위해 맹학교 고등부에 입학해 점자와 안마 기술을 익혔으며, 안마사로 활동했다. 이후 2018년 장애인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현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청 소속 8급 공무원으로 광산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 파견 근무하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맹문재 안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서정성과 뛰어난 묘사력을 작품의 구성으로 유기적으로 통합해 완성도가 높다”며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주제의식도 구체성을 갖춰 깊은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박 시인은 “구상 선생님의 이름이 새겨진 이 상을 더욱 무겁게 여기며, 저와 저를 둘러싼 세계를 더욱 깊이 들여다보는 시인이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구상솟대문학상은 고(故) 구상 시인이 지정 기탁한 기금 2억 원으로 운영되며, 상금은 500만 원이다. 또한 도서출판 연인M&B의 후원으로 개인 시집 출간의 부상도 함께 주어진다.

 

제9회 이원형어워드는 서양화가 김원서 작가에게 돌아갔다.

김 작가는 생후 7개월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됐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상업미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1990년대 이후 상업미술 시장이 쇠퇴하면서 직장생활을 했고, 정년퇴직 후 다시 붓을 들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며 스스로 화업을 닦아왔다.

제9회 이원형어워드 수상자 김원서 화가.

이원형어워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현희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수상작 ‘비상’​에 대해 “주제의 일관성과 화면 구성의 안정성이 돋보인다”며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내면과 삶의 태도를 확장하고 있으며, 꿈과 희망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의지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너무나 큰상을 받게 되어 당혹감과 기쁨이 함께 밀려온다”며  “부족한 제가 받아도 되는지 걱정이 앞서지만,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원형어워드 심사위원은 김미경 홍익대 교수, 박현희 성산효대학원대 교수, 석창우 수묵크로키 화가가 맡았으며, 상금 200만 원은 고(故) 이원형 작가의 유족이 매년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