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달 앞인데…리듬체조 대표팀 7달째 선수촌 밖 훈련

윤리센터, 법정 처리 기한 63일이나 지난 신고 213일 만에 결과 발표
협회, 센터 결론만 기다려…"예산 문제로 대체 지도자 선정 어려워"

스포츠윤리센터(이하 센터)가 법정 처리 기한을 넘겨 국가대표 지도자의 인권침해 신고 사건을 처리하고 대한체조협회(이하 협회)는 결론만 기다리면서 리듬체조 개인 종목 국가대표팀이 7달째 충북 진천선수촌 합동훈련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개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리본 연기를 펼치는 가상의 리듬체조 선수. 챗GPT 생성 이미지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리듬체조 개인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19일부로 선수촌에서 모두 퇴촌했다.



국가대표팀 코치 B씨가 국가대표 A 선수에게 한 발언이 인권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협회가 선수와 코치를 분리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1일 훈련 도중 A 선수는 왼발 통증을 이유로 점프 동작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선수는 전날 의료진으로부터 1∼2개월간 체중이 실리는 점프를 피하는 게 안전하다는 소견을 받은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B 코치는 훈련이 어렵다면 사유서를 제출하고 퇴촌하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일 줄넘기 훈련은 제외됐지만 A 선수는 이후 왼쪽 제5중족골 스트레스 골절 진단을 받았고, A 선수 측 관계자는 같은 달 19일 B 코치의 대응을 문제 삼아 센터에 신고했다.

당초 협회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후속 조치를 하려고 했지만, 문제는 센터가 결과를 통보하기까지 법정 처리 기한을 63일이나 넘긴 213일이 걸렸다는 점이다.

대한체조협회 로고. 대한체조협회 제공

센터는 20일 B씨의 행위를 언어폭력이나 명백한 지도자 임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고를 기각하면서도, 선수의 훈련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다소 세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협회에 관련 실태조사와 훈련 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규정상 센터는 신고 접수와 조사 개시, 연장 기간을 포함해 최장 150일 이내에 사건을 처리해야 하지만 기한 내 처리율은 최근 3년간 60%를 밑돌았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센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신고 사건의 기한 내 처리율은 54.1%에 그쳤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54.8%, 59.7%였다.

센터 관계자는 "조사관들이 여러 사건을 담당하고 있고, 수사가 아닌 조사다 보니까 자료도 제출도 임의 제출 방식으로 이뤄져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협회 역시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선수촌 합동훈련을 재개하거나 대체 지도자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 기간 B 코치는 A 선수를 제외한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속팀을 방문해 순회 지도했고, 선수들은 소속팀이나 개인 전담 코치를 통해 훈련했다.

협회 관계자는 "당시 내부 조사보다는 외부 기관인 센터에 신고하는 게 나을 것 같았고 결과를 기다렸다. 예산상 임시 지도자를 선임해 훈련을 이어가기 어려웠다"며 "결과가 나온 만큼 곧 입촌 계획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선수촌. 연합뉴스

선수촌에선 종목별 전문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부상 치료와 재활, 체력 측정·관리, 영상·데이터 분석 등 스포츠과학 지원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7개월 동안 이런 지원을 온전히 받지 못했고, 합동훈련을 통한 선수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 체조계 관계자는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국제대회 출전뿐 아니라 선수촌의 훈련 시설과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런 훈련 공백이 생기면 결국 피해는 선수들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