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에 나선 일행을 따라 무려 20㎞를 따라온 유기견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달 전 길가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진 이 강아지는 낯선 사람들을 놓치지 않으려 지친 몸으로 긴 거리를 함께 걸었고, 현재 임시 보호를 받으며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기견 입양 홍보 인스타그램 계정 ‘럭키러버’에는 ‘20㎞ 먼 거리를 따라온 아이’라는 제목으로 유기견 ‘공주’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국토대장정 도중 우연히 만난 강아지에게 ‘공주’라는 이름을 붙였다.
처음에는 잠시 따라오다 말 것으로 생각했지만 공주는 예상과 달랐다. A씨는 “처음에는 잠깐 따라오다 말겠지 했는데 5㎞가 지나 걱정이 됐고, 10㎞가 지나도 아이는 저희를 떠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공주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논에 들어가 몸을 적셨고, 갈림길에서는 일행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뒤를 따라왔다. 잠시 시야에서 사라졌다가도 어느새 작은 네 발로 뒤쫓아왔고, 일행이 쉬는 동안에도 곁을 맴돌며 한 걸음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행은 강아지를 끝까지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혹시라도 물이나 먹이를 주면 더 따라올까 봐 쉽사리 손을 내밀지도 못했다”며 “잠시 보이지 않을 때마다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뒤를 돌아보면 아이는 다시 저희를 따라오고 있었다”고 적었다.
공주는 카페에서 일행이 쉬는 동안에도 뜨거운 바깥에서 묵묵히 기다리며 끝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사연의 전말은 마을 주민들을 통해 밝혀졌다. 주민들은 공주를 알아봤고, 수소문 끝에 “한 달 전 누군가 이곳에 버리고 간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저희를 따라왔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고 했다.
당시 일행은 해남까지 이동해야 했고, 일요일이라 보호센터와 동물병원 모두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었다. 결국 119안전센터의 안내를 받아 공주를 임시 보호한 뒤 공주시 유기견센터로 인계하기 위해 함께 다시 길을 걸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주의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에는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이가 점점 지쳐갔다”며 “물을 먹여가며 함께 걸었지만 숨은 점점 가빠졌고 걸음도 느려졌다. 그래도 끝내 저희를 놓치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작은 네 발을 옮겼다”고 전했다.
공주라는 이름 역시 처음 만난 장소인 공주에서 따왔다. A씨는 “공주는 정안에서 공주시내까지 무려 20㎞를 저희와 함께 걸었다”며 “그 고된 길이 공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는 길이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는 이후 공주시 보호소로 인계됐지만 공고 기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글에 따르면, 공주는 3살가량, 몸무게 7㎏ 정도의 작은 아이로 사람을 매우 잘 따르고 성격도 온순하다. 온라인을 통해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재 개인 구조자의 임시 보호를 받고 있으며 공주 햇밤이’라는 이름으로 입양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매해 많은 동물이 유기돼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약 9만6000마리로, 하루 평균 260마리 이상이 보호시설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주인을 찾거나 입양되지만, 보호 기간이 지나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동물도 적지 않다. 보호기간이 끝난 뒤에도 입양되지 못하거나 자연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유기동물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