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로 하던 재난경보, AI로 바꿨죠”…전북도 7급 공무원의 ‘똑똑한 행정’

폭우와 산불, 산사태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주민 대피는 단 몇 분의 신속한 판단이 생명을 좌우한다. 그 ‘골든타임’을 단축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난경보 발령 보조 시스템을 한 젊은 공무원이 개발해 현장 대응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민방위 재난경보 발령 지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전북 14개 시군에 보급한 전북도 안전정책과 정보통제팀 이정훈 주무관. 전주=김동욱 기자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안전정책과 정보통제팀 이정훈(30·7급) 주무관이 최근 ‘민방위 재난경보 발령 지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전북 14개 시·군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도에서 경보시설 위치와 사이렌 도달 범위를 확인하고, 주민 대피명령 지역을 선택하면 경보가 전달되는 시설을 즉시 파악할 수 있다. 기상특보와 산불, 산사태, 하천·저수지 수위 등 재난정보도 한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읍·면·동별 경보 전달 가능 인구를 자동 산출해 발령 속도와 정확성을 높였다. 외부 용역 없이 직접 개발해 구축 비용도 들지 않았다.

 

개발의 출발점은 현장의 불편이었다. 이 주무관은 “올해부터 민방위 재난경보가 시·군 전체가 아닌 실제 주민 대피명령 지역에만 발령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며 “하지만 담당자가 도내 190개 경보시설 위치와 사이렌 도달 범위, 경보 대상 주민 규모를 모두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해 긴급 상황에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복적인 수작업을 AI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간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스템을 설계·고도화했다.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산림청 공공데이터를 연계하고 기존에 없던 재난정보 실시간 표출 기능도 구현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의사결정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 최종 경보 발령은 담당 공무원이 현장 상황을 종합해 판단한다.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하고 정보처리기사와 무선설비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이 주무관은 2020년 방송통신직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6년 차 공무원이다. 그는 “AI를 행정에 접목해 반복 업무를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법을 계속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