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외 증시와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인당 가계순자산이 전년 대비 9% 넘게 뛰었다. 전국의 주택 시가총액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를 넘어서며 지방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코스피 급등과 함께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주식인 대외부채가 증가하면서 모든 경제주체가 보유한 순자산(국부)은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전년 대비 9.0%(1167조원) 증가했다.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주택자산이 534조원 늘어나며 ‘비금융자산’에서 5.0%(494조원) 뛰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525조원 급등했고, 현금 및 예금이 152조원 늘어나며 ‘금융자산’도 21.8%(674조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순자산(1경4200조원)을 추계 인구(약 5168만명)로 나눠 산출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산됐다. 전년(2024년 말) 대비 9.1% 증가한 수준으로, 2021년(14.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원·달러 시장환율인 1422.0원으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19만3000달러다.
남민호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B/S팀장은 “2024년에는 가계에서 주식 등 투자가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코스피와 해외 증시가 호황을 보이며 자산이 증가했다”며 “주택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전년 대비 2.2%(531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에 5.0%(1142조원)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2경3291조원)이 3.8% 증가했지만, 순금융자산(1271조원)이 20.4% 감소한 영향이 컸다. 국민순자산 중 순금융자산이 감소한 것은 2020년(-11.6%) 이후 5년 만이다.
2025년 말 기준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2021년(18.3%)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증가폭은 서울이 15.9%로 가장 높았고, 경기(6.3%), 세종(5%), 울산(4%) 순이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택 시가총액은 5427조원으로, 전국 주택 시가총액은 70.4%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것인데, 비수도권의 경우 29.6%로 1.8%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가치가 높은 부동산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지방에서는 부진이 지속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편 올해 1분기 월평균 실질소득이 상위 20% 가구(5분위)를 제외한 모든 가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분위 가구의 실질소득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당시에는 5분위의 실질소득도 감소했지만, 이번에는 5분위에서만 나홀로 소득이 증가했다. 5분위에서만 소득이 증가한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계층별로는 4분위 가구의 실질소득 감소폭이 2.3%(-13만585원)로 가장 컸다. 이어 2분위(-1.7%·-4만3173원), 3분위(-1.5%·-5만8601원), 1분위(-1.3%·-1만3573원) 순으로 감소했다. 반면 5분위 월평균 실질소득은 1.6%(16만3368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