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난 집이 결국 경찰서로 문을 열었다.
이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극우 세력의 순례지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년간 논란 끝에 내린 결정으로, 건물에 덧씌워진 나치의 상징성을 지우려는 의도가 담겼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인접한 국경 도시 브라우나우 암 인(Braunau-am-Inn)의 히틀러의 생가 건물을 경찰서로 공식 개관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건물 통제권을 확보한 뒤 약 10년간 리모델링을 거쳐 경찰시설로 탈바꿈시켰다.
리모델링에는 2000만 유로(약 338억원)가 투입됐으며, 공사는 약 3년간 진행됐다.
히틀러는 1889년 4월 20일 이 건물에서 태어났다. 건물은 17세기에 지어졌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경찰이 이 건물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나치즘을 미화하거나 기념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당 건물을 1972년 임대해 장애인 센터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나치 추종자들이 이 건물을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해당 건물이 나치즘의 성지가 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건물 활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이 건물 소유주와 분쟁 끝에 2016년 건물 통제권을 확보했고, 이후 81만 유로(약 13억7000만원)에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철거와 역사기념관 조성 등 여러 활용 방안이 검토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역사학자들은 건물을 철거하면 오스트리아가 나치 시대에 저지른 과오를 직시할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극단주의자들의 순례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부딪혔다.
히틀러 생가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된 전문가위원회는 최종적으로 경찰서 전환안을 채택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1938년 나치 독일에 병합됐고, 이후 수많은 유대인이 학살되거나 강제 추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