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동료에 “예쁜 게 장땡·돼지 같은 X” 외모 두고 부적절한 발언…성희롱일까?

법원 “성희롱 아니다”
경기도청 공무원 ‘강등 취소 소송’서 승소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여성 동료에게 “여자는 예쁜 게 장땡”이라는 등 외모와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을 두고 “성희롱이 아니다”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해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청 소속 남성 공무원 A씨가 회식과 사무실 등에서 여성 동료·직원의 외모를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강등 처분을 받았다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했다.

 

수원지법 행정4부(부장판사 임수연)는 앞선 6월10일 “(A씨의) 문제 된 발언들이 저속할 순 있어도 성적 굴욕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씨 승소로 판결하고, 소송비용도 경기도가 부담하도록 했다.

 

‘경기도청 공무원 강등 취소 사건’은 지난 2024년 경기도청 회식자리에서 처음 발생했다.

 

당시 A씨는 회식 자리에서 기간제 직원 B씨에게 “기간제(직원)가 여길 왜 와? 돈 축내려 왔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실에서는 직원들과 함께 스케이트 공연을 보면서 “쟤네 스케이트 하는 거 봤어? 몸매 죽여”라고 했다.

 

A씨는 또 직원 C씨와 식사 중 “여자는 예쁜 게 장땡이다. 예쁜 게 최고다.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공부건 뭐건 여자는 예쁜 게 장땡이다. 얼굴 예쁜 거 그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워크숍 회식 자리에서는 “돼지 같은 X아, 너 같은 건 줘도 안 만나”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 같은 발언으로 문제 되자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해당 여직원들과 만나게 해달라고 반복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이런 일들로 A씨는 강등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지난해 2월에는 법원에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성희롱을 한 게 아니다”라며 “일상적인 대화이거나 근무시간 이후 발생한 것이어서 성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A씨의 5가지 행위 중 3가지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먼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몸매가 죽인다”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제로 해당 발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몸매가 죽인다’, ‘여자는 예쁜 게 장땡이다’ 등의 발언은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에 대한 외모를 평가한 발언은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A씨의 발언이) 경박하고 저속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이를 들은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내용이라고 보이지 않으므로 성희롱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징계위에서 2차 가해행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해 “A씨는 자신의 발언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주변 사람의 진술을 통해 경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방어권 행사를 위해 충분히 용인 가능한 범위 내의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기간제가 여길 왜 왔냐”라고 한 발언과 “돼지 같은 X”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발언에 대해 “피해자의 인격, 자존감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비위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A씨가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과실의 정도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며 “강등이라는 중징계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덧붙여 “A씨가 재직기간 성실히 근무했던 것으로 보이고, 동료들 역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일부 승소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판결 후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