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호랑이, 일본을 만나다”… 한국민화 ‘산군전’, 후쿠오카시미술관서 개막

한국의 전통 민화가 품은 해학과 상징의 세계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펼쳐진다.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과 해학적 정신을 일본에 소개하는 한국민화전 ‘산군전(山君展)’이 오는 7월 28일부터 8월 2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시미술관 갤러리 B·C·D에서 열린다.

 

정하정  여보야 사랑해! 71X48.5Cm 2036

이번 전시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K-콘텐츠국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일한미술교류회와 한국민화국제교류협회가 공동 주관한다. 전시장에는 전통 민화와 창작민화를 아우르는 55점의 작품이 전시돼 한국 민화의 전통성과 현대적 확장성을 일본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제목인 ‘산군(山君)’은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는 아니지만, 예부터 민간에서 호랑이를 ‘산의 임금’으로 높여 부르던 우리말이다. 호랑이는 한국인에게 산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용맹과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민화 속 호랑이는 위엄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어딘가 어수룩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등장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처럼 두려움의 대상을 유쾌한 웃음으로 바꾸어낸 표현은 권위를 풍자하고 서민들의 삶과 소망을 담아낸 한국 민화만의 독창적인 미학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가 사전에도 없는 정겨운 옛말인 '산군'을 제목으로 선택한 것도 이러한 민화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전시장에서는 전통 기법을 충실히 계승한 호랑이 민화는 물론 현대적 색채와 조형 언어를 접목한 창작 민화도 함께 소개된다. 까치와 호랑이가 어우러진 익살스러운 작품부터 민화 특유의 평면적 구성과 화려한 색채를 살린 작품, 현대인의 감성과 상상력을 더한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 민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이규완  호랭이마술사 203X143Cm 한지, 분채, 석채 2022

참여 작가로는 한국민화국제교류협회 이규완 회장을 비롯해 국내 중견 및 신진 작가들이 함께해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를 갖는 이유는 개최 장소가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공공문화시설인 후쿠오카시미술관이라는 점이다. 일본 근현대미술과 아시아 미술 교류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나카야마 관장은 한국 민화의 예술성과 학술적 가치에 주목해 이번 전시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단 창립 80주년을 맞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후쿠오카지방본부가 후원에 나서고,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과 학술 교류를 이어온 원옥자 교수, 일한교류협회 시마무라 회장 등 현지 문화계 인사들도 전시를 지원하면서 한국 민화가 일본 시민사회에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종수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50X45.5Cm 2026

후쿠오카는 예로부터 한반도와 가장 활발하게 교류해 온 일본의 관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공간에서 열리는 ‘산군전’은 단순한 해외 전시를 넘어 민간 차원의 문화외교이자 예술 교류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일본 시민들에게 한국 민화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향후 한일 작가 교류와 공동기획전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문화협력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K-콘텐츠국제위원회는 “민화를 비롯한 한국 전통예술이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 전시와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