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소재 종균 전문기업 수원발효는 1964년부터 장류와 전통주 등에 사용하는 종균을 생산해 왔다. 연간 생산량은 장류와 전통주 등 발효식품 제조의 출발점이 되는 원료인 종국 40t, 장류·주류·발효음료에 활용되는 쌀입국 100t, 전통주용 효모 400㎏이다. 60여년 동안 축적한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과 풍미,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토착 미생물 균주의 산업화에 나섰다.
2020년부터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전통주에 다채로운 산미를 부여하고 장류의 감칠맛과 풍미를 높일 수 있었다. 도지영 수원발효 대표는 “증류주의 알코올 생산성은 36% 증가했는데 종국 판매량은 매년 20%, 국산 전통주 효모는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발효는 2021년부터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발효 미생물의 안전성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종류별 종국을 블렌딩해 새로운 풍미를 구현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도 대표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전통적인 기술의 과학화’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통 발효식품의 맛과 품질, 생산성을 좌우하는 종균의 산업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시행 이후 생물자원의 산업적 활용과 권리 보호가 강화되면서 각국이 보유한 고유의 토착 발효미생물을 확보하고 이를 산업용 종균으로 개발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토착 발효미생물을 활용한 종균 개발을 확대해 수입 종균 의존도를 낮추고 K발효식품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미생물 자원 확보 나선 주요국
이들 기관이 보유한 자원은 발효용 미생물에 한정되지 않는다. 식품뿐 아니라 농업·의약·환경·바이오에너지 등에 활용되는 세균과 곰팡이, 효모 등 다양한 미생물을 수집·보존하며 국가 차원의 미생물 자원 확보와 산업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미생물 자원은행과 별도로 500여년 동안 축적한 누룩곰팡이 기술과 민간 종균 산업을 기반으로 식품용 종균을 상용화해 왔다.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누룩곰팡이를 이용한 전통 양조기술의 원형은 약 500년 전에 확립됐다. 현재도 민간 종균업체들이 술과 된장, 간장 등 제품 특성에 맞는 종균을 개발·공급하며 발효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토착 발효미생물 확보 ‘종균 개발 추진’
우리나라도 토착 발효미생물 확보와 산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씨앗은행은 미생물 등 2만9368개를 보존·관리하고 있다. 이 중 장류와 김치, 전통주 등 토착 발효미생물은 215종을 확보했다. 산업 활용 가능성이 높은 발효 종균 36종을 개발했고, 향후 매년 20종을 추가 확보해 산업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확보한 미생물의 발효 특성과 기능성, 안전성 등 1만8000여건의 분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기업이 원하는 기능에 맞는 균주를 찾을 수 있도록 AI 기반 종균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효미생물 관련 기술이전은 435건, 사업화는 250건이다. 이를 통한 매출은 152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종균 분양도 537건 이뤄졌다.
농진청은 앞으로 여러 균주를 조합해 기능을 높이는 ‘종균 패키지 기술’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의 종균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발효 특성과 풍미를 복합 종균으로 구현해 산업 현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김상범 농진청 발효가공식품과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산업용 종균 개발을 확대해 장류와 김치, 전통주 등 우리 발효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