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냈으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지출(CapEx) 증가 우려로 주가는 급락했다.
CapEx 증가에 알파벳은 2004년 상장 후 처음으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최대 2천50억 달러(약 303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기존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난 1천198억 달러(약 177조원)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천169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영역별로는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기업용 AI·인프라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2% 급증한 248억 달러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에는 자체 개발 AI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구글 클라우드가 아닌 외부 고객 데이터센터로 판매한 금액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캐시카우에 해당하는 검색 부문과 유튜브 광고 부문은 연 10%대 성장률을 보이며 각각 632억 달러와 11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은 3억8천200만 달러에 그쳤고, 18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당순이익(EPS)은 9.11달러로 월가 기대치인 2.89달러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알파벳은 EPS의 갑작스러운 급증을 가져온 기타 수익 증가에 대해 "지분 증권에 대한 미실현 순이익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하고, 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도 상승함에 따라 알파벳이 보유한 해당 기업 지분 가치가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을 모았던 2분기 자본지출 규모는 449억 달러(약 66조3천억원)로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448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알파벳의 자본지출은 지난해 2∼3분기 220억∼240억 달러에 머물렀으나, 4분기 280억 달러를 거쳐 올해 1분기 360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추가로 상승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2026 회계연도 전체 자본지출 규모를 기존 1천800억∼1천900억 달러에서 1천950억∼2천50억 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자본지출 규모 증가는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자본지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아슈케나지 CFO는 덧붙였다.
계속된 자본지출의 여파로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58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3∼4분기에 240억 달러가 넘는 FCF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들어 1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공장·설비 등 투자로 지출한 금액이 더 커진 셈이다.
스탠스베리 리서치에 따르면 알파벳(구글)의 분기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최근 12개월 누적 FCF는 533억 달러를 기록했다.
AI 투자금 조달을 위해 연이어 채권을 발행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부채 규모도 크게 늘었다.
아슈케나지 CFO는 1년 전에 160억 달러 수준이었던 부채 규모가 최근 1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파른 부채 규모 상승이 지난달 진행한 유상 증자의 배경이라고 아슈케나지 CFO는 부연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AI 투자는 모든 분야에서 가능성의 지평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이러한 뛰어난 성과는 차별화한 풀스택(전방위) AI 접근 방식이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포천 100대 기업 가운데 약 90%가 기업용 제미나이 모델을 도입하고 있고, 제미나이 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도 9억5천만 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또 제미나이 모델이 처리하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토큰은 분당 220억 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알파벳의 클래스A 보통주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1.46% 하락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추가로 떨어져 미 동부시간 오후 7시 기준 331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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